'로베르토 카발리' 수석디자이너 박진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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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베르토 카발리'와 박진희.
그 어느쪽도 한국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그다지 친숙한 이름은 아니다. .로베르토 카발리'는 독특한 소재와 프린트로 전세계 여성들을 사로잡는 25년 전통의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박진희(29.사진)씨는 한국인으론 드물게 유럽 패션의 심장부에 진출,.로베르토 카발리'의 수석디자이너를 맡고 있는.대견한' 젊 은디자이너다.
“옷 만드는 일에 자질이 있었는지 숭의여전.홍익대 대학원 의상디자인학과 재학중 각종 경진대회의 상이란 상은 휩쓸다시피 했어요.졸업후 무난히 의류업체에 취직도 했지만 옷의 소재에 대한남다른 욕심 때문에 사표를 던지고 이탈리아 유학길 에 올랐습니다.” 박씨는 피렌체에 있는 아카데미아 이탈리아나 모다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올해초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는다.그리고 그 부상으로 주어진 특혜가 바로.로베르토 카발리'에서의 인턴십.박씨는 인턴십 한달만에 역량을 인정받아 회사와 정식 계약을 했고 올 3월 밀라노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후엔 수석디자이너 직함을 달았다.
“가족경영이 일반화된 이탈리아 의류업체들은 외부인들에게 폐쇄적이기로 유명해요.언어장벽이나 동양 디자이너들의 핸디캡인 색감의 부족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내가 잘하니까 뽑았겠지'라는자세로 당당하게 버텨냈습니다.” 박씨는 그동안 두차례 밀라노 컬렉션에서 색의 농담(濃淡)을 달리한 모노톤의 프린트 옷들로 호평받았고 그 결과 내년 추동시즌부터 선보일 세컨드 브랜드.카발리 진스'의 책임 디자이너직까지 떠맡게 됐다.
입사후 첫 휴가를 받아 최근 모처럼 한국을 찾은 박씨는“패션의 메카 최전선에서 쌓은 앞선 노하우를 모국의 후배들에게 물려주는게 궁극적인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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