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패션>90년대 패딩의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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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90년대 패딩의류의 특징은 얇고 날씬해졌다는 것이다..누빔옷'이라면 당연히 부피감이 크고,파카나 조끼같은 스포츠의류 일색이었던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헐렁한 스노보드룩의 패딩의류도 흔하지만 가늘고 허리가 잘록한 여성용 롱코트, 어깨선이 날씬하게 빠지는 재킷 역시 흔하디 흔한 패딩의류다.
이같은 패딩패션의 인기는 소위.스포츠룩'이 다시 강세를 보이는 현상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이들 옷을 찬찬히 뜯어보면 스포츠의류에 고유한 기능성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20대 초반 여성들을 겨냥한 패딩 조끼들 은 한결같이길이가 짧다.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의 패딩 조끼가 엉덩이를 덮는 길이로 방한성(防寒性)을 살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패딩 롱코트 역시.가늘고(slim) 꼭맞는(fit)'요즘 옷의 선을 고스란히 따른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80년대의 패딩점퍼가 두툼한 스웨터를 받쳐입기 알맞은 부한 형태였던데 비해 그만큼 패딩의류의 활용폭이 넓어진 것이다.
이처럼 부드러운 선을 살린 패딩의류가 등장할 수 있는데에는 누빔 소재가 많이 개발된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요즘 패딩용 솜은 예전처럼 세탁후 딱딱해지거나 뭉치는 일이 없다.”삼성패션연구소 장보경씨의 말이다.누빔솜을 감싼 표면소재도 요즘의 패딩패션이 단순히 80년대의 반복이 아니라 90년대다운 것이 되도록 한몫한다.“비닐코팅된 화학소재들이 테크노적인 느낌,우주적인느낌을 자아낸다.”패션정보회사 인터패션플래닝 유혜령씨의 지적이다.유씨는 이들 패딩의류가 스포츠의 류에서 영감을 받았으되,도시 평상복으로는 필요없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무릎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솜을 누빈 스판덱스 바지처럼 말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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