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레스빌딩에 우편 폭탄-아랍系신문 사무실 우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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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워싱턴=김수길 특파원]워싱턴 주재 세계 주요 언론사의 사무실이 거의 다 입주해 있는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 2일(현지시간)4개의 우편 폭탄이 우송돼온 사건이 발생,한국등 각국 특파원들을 비롯한 입주자들 전원이 약 2시간동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우편폭탄이 우송된 곳은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프레스 빌딩 11층의 아랍계 알 하야트 신문사 사무실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연방수사국(FBI).DC폭탄제거반 요원들이 4개의 폭탄중 2개는 밖으로 가져가 폭발시키고 2개는 분 해 처리해 인명피해는 없었다.우편폭탄에는 발신지가 없었으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소인이 찍혀 있었다고 FBI는 밝혔다.
폭탄은 이날 오전9시쯤 알 하야트 신문사 직원 다나 산다루시(34)가 우편물을 뜯어보던중 일부분이 개봉된 채 전선이 들어있는 수상한 우편물을 보고 경찰에 신고해 발견됐다.
출동한 경찰은 폭탄이 잇따라 발견되자 본지 특파원등 모든 입주자들을 대피시키고 건물주위의 도로 교통도 완전 차단했다.경찰은 오후 늦게 우체국에서 같은 수신지의 아직 배달되지 않은 폭탄 1개를 더 발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평범한 흰색 크리스마스 카드 봉투에 담겨 배달된 폭탄은“인명을 해치기에 충분한”것이었다고 FBI는 밝혔다.
FBI는 최근 캔자스주 연방교도소에 비슷한 우편폭탄이 배달돼폭발한 사실이 있다며 이번 사건과의 연관 가능성에 대해 수사에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칼레드 이븐(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군 사령관)왕자 소유의 알 하야트 신문은 런던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주요국에서 아랍어로 발간되며 정치 중립적인 권위지라는 평을 듣고 있다.알 하야트 워싱턴지국은 이날 오후 접근이 금지됐으며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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