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유인 쉽지 않을 듯-유골 인도後 북한담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이 잠수함 침투사건 사과 이틀만인 지난해 12월31일 내놓은 담화문 한장은 올 남북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그러잖아도 사과수준과 형식에 찜찜해 하던차에 북한이 승무원 유골인도를.남조선 당국의 사죄표시'로 주장하고 나 섰기 때문이다.잠수함 사건은.훈련 중의 우발사태'며“남조선 당국이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 늦게나마 시인.사죄했다”는게 북한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통일원등 정부당국은“주민들에게 대내적으로 이번 사건을 왜곡선전하기 위한 호도책”이라며 무시한다.그러나 문민정부들어 최악의 상황을 맞은 남북관계나 향후 전망으로 볼때 사태가간단치 않다는게 북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이 담화를 대남전담기구인 조국전선(祖國戰線)과 조평통(祖平統)대변인 명의로 해 형식을 갖춘 점과 외교부대변인의 잠수함사과문안 보도때와 마찬가지로 관영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 해외로 내보낸 점은 심상치않다.
대내선전용이라면 굳이 해외로까지 타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더구나 담화가 나온 시점은 북한의.사과'로 우리정부의 대북유화책이 봇물터지듯 하던 때였다.북한이 지난 1일.공동사설'에서“남조선당국은 털끝만한 통일의지도,최악의 상태 에 있는 북남관계를 해결할 어떤 의사도 없으며 그들에게 기대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규정한데서도 순조롭지만은 않을 향후 남북관계의 기상도를 점칠 수 있다.
사과문을 받아든 당국자들의 희망섞인 기대와는 달리 북한이 호락호락 4자회담 테이블에 앉을 공산은 크지 않다.북한이 사과문에서 밝힌.깊은 유감'이란 표현은 유감의 깊이 보다도.누구의,무엇에 대한 유감인지'부터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