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관계 복잡해지고 스트레스로 허덕일 때 정서적 회복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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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가족 치료의 권위자’인 미국의 라드 스미스 목사는 “삶의 압박감이 우리를 파괴하고, 폐허로 만든다. 건강한 삶을 위해선 ‘회복(recovery)’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 제공]

하루에 341쌍이 이혼(통계청 2007년 기준)하고, 성인 5명 중 1명(21.7%, 서울의대 2005년 기준)이 폭음형 알코올 중독자다. 하루 평균 30명이 자살(통계청 2006년 기준)한다. OECD국가 중 최고의 자살률이다. 지난해에는 52만 명이 우울증 치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를 받았다. 지난 5년간 무려 32.9%가 늘었다. 바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온누리교회(하용조 담임목사)가 이런 풍경을 향해 ‘회복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19~21일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열리는 ‘2008 온누리 회복축제’ 에선 삶의 상처와 고통, 각종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7가지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가족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라드 스미스(54·오픈핸드 상담센터 총재) 목사도 회복 축제에 초청한다. 그는 19~21일 사흘에 걸쳐 ‘비상(飛上)’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스미스 목사를 미리 만났다. 그에게 ‘회복’과 ‘치유’를 물었다.

-‘회복(recovery)’이란 뭘 말하나.

“각자의 삶과 결혼 생활, 가족 관계를 보라. 교회나 모임 등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상처 받거나, 파괴되거나, 폐허가 돼 있다. 왜 그럴까. 삶에 대한 압박감(The pressures of life) 때문이다. 그래서 ‘회복’은 우리를 건강한 상태로 다시 돌리는 거다.”

-회복의 첫 단추는.

“회복의 필요성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필요성을 회피하고, 거부한다. 결국 삶이 엉망진창이 된 뒤에야 그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삶은 늘 우리에게 ‘신호(sign)’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회복이 필요해!’‘회복이 필요해!’라고 말이다. 거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호와 메시지라니.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고, 싸우고, 목소리를 높일 때를 보라. 당신과 사람들 사이에 ‘긴장’이 감도는 순간을 보라. 걱정과 불안으로 무력해질 때, 사람 관계가 복잡해질 때, 스트레스에 허덕일 때를 보라. 그게 바로 신호다. 심리적인 회복, 정서적인 회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그런 신호와 메시지가 느껴지면.

“그럼 회복의 여정을 시작하면 된다. 여러분 주위에서 이미 회복의 과정 속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보라. 또 ‘회복’을 다룬 책도 읽어 보라. 그들을 통해 회복의 여정이 ‘가능한 여정’임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짚어 보라. ‘당신이 어디에 있나(where you are),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how you got here), 이 여정에 누가 함께 하나(who will be on the journey with you).’”

-혼자서도 가능한가.

“건강한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게 좋다. 그건 필수 요소다. 그들 앞에서 당신의 목소리로, 당신의 삶을 말하라. 당신이 누구이며, 무엇이 필요한 지를 말이다. 회복의 여정에 올라선 사람은 ‘삶은 곧 과정(life is a process)’임을 깨닫게 된다.”

-끝으로 당부하고픈 얘기는.

“회복은 여행이다. 더 건강하고, 더 효과적인 삶으로의 여행이다. 그러니 자신을 느긋하고, 자상하게 대하라. 어떤 면에선 회복의 과정이 ‘인생의 후퇴’로 비칠 수도 있다. 길고,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급하게 서둘러선 안 된다. 당신이 이룰 작은 성공이 생각지도 못한 큰 희망을 줄 것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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