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펀드에 무슨 일이 … ’ 공시 틈틈이 확인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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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12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명동 은행회관에서 10개 주요 증권·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들과 한 조찬간담회 자리에서다. 이에 따라 그간 자세한 설명 없이 투자자에게 펀드를 팔아오던 업계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금융감독원은 ‘우리파워인컴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에 대해 투자자가 입은 손실액의 절반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처가 ‘뒷북’이라는 반응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지금처럼 문제가 커지기 전에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2004년 말 설정액이 186조원이던 주식형 펀드 시장은 최근 350조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펀드 투자 문화는 제자리 걸음을 계속했다. 판매사는 대충 팔고, 고객은 대충 사는 식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하나 살 때도 요리조리 따져보고 산다”며 “몇천만원어치 펀드를 대충 설명하고 파는 직원이나, 이해도 안 되는 상품을 넙죽 사는 고객도 문제”라고 말했다.

◆펀드 분쟁 때 유용한 사이트=판매사들이 펀드를 별 설명 없이 팔았더라도 이를 일반인들이 입증해 배상받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절차를 몰라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민원센터(www.fscs.kr)가 그럴 때 필요한 사이트다. 분쟁조정 신청은 물론, 유사한 사례도 검색해 볼 수 있다.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www.dis.fundservice.net) 사이트도 도움이 된다. 펀드 관련 약관 및 투자설명서를 내려받을 수 있다. 펀드 관련 공시도 수시로 올라온다. 간혹 운용사가 투자설명서를 바꿨는데도 이곳에만 공시하고 판매사들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약관이나 투자설명서를 바꿨다면 뭐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가입 당시 내가 받은 약관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 수 있다.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의 투자자보호센터(www.invedu.or.kr/protection)는 펀드 투자자 보호 관련 정보를 총망라했다. 펀드 투자 피해 발생 원인과 예방책부터 구제절차, 피해 사례 데이터베이스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펀드 가입 6계명=투자자교육재단은 펀드 투자자들이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제시했다. 첫째, 애초에 문제가 안 생길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건을 살 때 AS가 잘 되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고장이 안 날 물건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한 것과 같다. 집을 나서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펀드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가입을 상담하러 가서는 판매 직원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는다는 자세도 필요하다. 판매 직원들은 투자자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또 펀드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펀드의 위험과 특징을 바로 아는 게 중요하다. 박일선 상무는 “투자설명서 확인란에 서명하는 것은 보증을 서는 것과 같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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