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勞總 연초 투쟁전략이 변수-서울 지하철 다시 파업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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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행운행중이던 서울지하철이 민주노총의 장기파업 지침에 따라 내년으로 파업시기가 유보돼 일단 조기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연말.연초 시민의 발이 묶일 위기는 일단 벗어난 셈이다.그러나 서울지하철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1월7일을 방송사.병원.지하철등 공공부문이 총파업에 돌입하는 시점으로 선포해 또다시 지하철파업이 재개 될 가능성이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파업재개의 가능성을 짙게 해주는 것은 한국노총 산하 도시철도공사노조(위원장 河元準)의 내년 1월4일 시한부파업 결정이다. 당초 파업까지는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도시철도공사노조가 쟁위대책위원회의 전격 결정에 따라 지하철파업의.맹주'로 자리잡아 왔던 서울지하철노조의 뒤를 이어 시한부파업을 결정함에 따라 새로운 외부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민주노총 산하의 서울지하철노조는 파업유보 선언으로 와해위기를맞았던 조직 내부기반을 재정비해 도시철도공사와 선명성 경쟁을 벌일 공산이 커졌다.서울시지하철노조 김학년(金鶴年)대변인은“29일밤 민주노총의 임원.산별 대표자회의에서 지하 철파업 유보지침이 내려지자 노조위원장이 강력히 반발해 회의장을 떠나는 등 투쟁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게 노조 집행부의 기본시각”이라고 밝혔다.
또 신정연휴기간중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가는 타노조와 달리 파업을 지속해야 하는 부담을 민주노총이 줄여준 만큼 연휴기간을넘겨 타 공공부문노조와 보조를 맞출 경우 시민들로부터 쏟아지는따가운 비난의 목소리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하지만 파업재개에 대해 실현 불가능을 점치는 시각도 많다.
일단.2일 천하'로 끝난 파업을 놓고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에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과 파업진행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노총과 지하철노조 하부조직간의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28일과 29일 전체 서울지하철 노조원9천3백여명에게 현업복귀 명령을 내린 결과 미복귀율이 20% 정도였으며 특히 승무원들을 제외하고 차량.역무등 전동차운행 보조직원들의 미복귀율은 5% 이하”라고 밝혔다.또 당초 민주노총의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파업을 벌인 노조지도부와 파업과정에서 중도하차를 지시한 민주노총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있는 만큼 파업을 재개하더라도 참가자수가 전보다 훨씬 떨어져 파업 재개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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