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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프리즘>연예계 빛낸 별들의 화려한 응접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일찍이 에드가 모랭은 이렇게 설파했다.“스타는 인간과 신의 성질을 동시에 띠고 있는 존재”라고.
이를 인정한다면 지난 1년간 스타들의 근황을 발빠르게 소개한.스타프리즘'은 상종할 수 없는 인간(독자)과 신(스타)을 가깝게 이어주는 영매(靈媒)의 공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햇동안 이 난에 초대돼 화려한 빛을 발한 스타는 모두 33명.방송계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영화(7명),연극(5명),가요(4명)계 순이었다.장르구분 없이 외국인 스타도9명이나 됐다.막 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올.스타프리즘'의 등장인물중 부문별 화제의 스타 10명을 추려 그들의 활약상을 반추해본다.
나문희(1월8일):96년.스타프리즘'의 첫 주인공.주역보다도빛난 30년 조역연기에 대한 헌사(獻辭)였다.일일극.바람은 불어도'(KBS1)의 까탈스런 평안도.할마이'역으로.95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탄 그의 숨겨진 인생에 초 점을 맞췄다.
61년 MBC 성우1기생으로 방송 데뷔.그의 어록 제1조는“세월이 흐르면 나무는 나이테를 만들고 연기자는 연륜을 만든다.”이 드라마 덕에 5월에는 연극.어머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올 최고의 히트작으로 키우는데도 큰 몫을 했다.MBC 창사특집극.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는 암으로 죽는 아내이자 엄마.며느리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누선을 자극해“역시 나문희”라는 찬사를 받기도.
김희애(3월18일):결혼 6개월전.이때만해도 남편 이찬진(한글과컴퓨터 대표)씨는 안중에도 없었다.드라마.연애의 기초'(MBC)를 끝내고 휴식중 수원전문대 방송연예과 교수로 봄학기부터강단에 섰다.이때“결혼은”이라 물으니“제 인생을 멋있게 같이 살만한 동업자만 있으면”이라고 말했다.그.동업자'를 2개월후 만나 9월21일 결혼에 골인.간간이 나온 MC외엔 올 한해 드라마 출연은 없었으나 프리즘의 초점은 그의 강단 데뷔였다.“당분간 연기자가 아닌 신부로서의 역할 에만 충실할 계획”이라고.
이문세(9월8일):올해 그는 가수이자 DJ.MC로서 신상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우선 제10집 앨범.화무(花舞)'의 출반.나이세스에서 나온 이 음반은 올해 40만장 이상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또 하나.12월3일 1만2회를 끝으 로.별이 빛나는 밤에'(MBC라디오)11년8개월의 종지부를 찍었다..별밤'은 그의 역사였다.그는 또한“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년동안 진행해오던.이문세쇼'(KBS2)도 훌훌 털어버렸다.당분간 본업인 노래부르기에 매진하고픈 자유 인.
인순이(9월1일):.인순이=열린음악회'.그만큼 그는 KBS.
열린음악회'의 단골손님이었다.본인이 원해서라기보다 팬들이 그를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정열적인 노래,깨끗한 무대매너,그리고 갖은 선행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빛과 소금'으로서 그는 단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불혹을 앞둔 나이(57년생)에도 여전하다.이때쯤 발표된 12집 앨범.솔의 여왕'의 대표곡.또'또한 반응이 좋았다.“또 그렇게 그렇게 너,너마저 나를 떠나려 하나…”.노래에 진실 이 담겨 있는 이상 가사와 상관없이 팬들은 그를 영영 떠나지 않을 것이다.남편 박경배(36)씨와 방송출연 때마다 데리고 다니는 세살배기 딸 세인이있다. 이소라(12월8일):여가수의 시대는 갔는가? 이 물음에“NO”라고 말할 수 있는 여가수..옥쟁반에 구슬 구르듯'하는맑은 목소리와 달리 그의 목소리는 코맹맹이 소리가 잔뜩 섞인 중저음이다.오히려 이소라 왈“노래도 노래지만 내 목소 리에 팬들이 신선함을 느낀 것같다”.90년.낯선 사람들'멤버(알토)로데뷔했다.지난 10일부터 발매되기 시작한 2집음반.영화에서처럼'이 인기 1위를 달린다.수다스런 엔터테이너로서의 매력도 발휘,현재 토크쇼.이소라의 프로포즈'(KBS 2)를 진행중.
박재호(1월22일):동성애를 본격적으로 다룬 국내 첫 영화감독이란 점에 포커스를 맞췄다.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이 문제작이었다.그러나 그가 이 영화에서 진정으로 다루고자 했던 것은간편한 소재주의 차원이 아니었다.그는 말했다.“ 지금은 사라진대가족제도의 따뜻한 인간관을 그리고 싶었다.영화속의 동성애 관계도 애인이라기보다 가족관계 같은 것이다.극중 동성애자들은 연인을 찾고 있는게 아니라 따뜻한 아버지,따뜻한 형과 동생을 찾고 있다”.임권택감독 밑에서 수업.
화제에 비해 흥행에서는 실패였다.
강우석(5월13일):90년대 우리 영화계 최고의 행운아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흥행의 귀재.한국 영화산업의 부흥기를 이룩한 그의 공로는 높이 살만하다.안성기.박중훈 주연의.투캅스'(93년)는 86만명을 동원,빅히트를 기록했고 지난해■ 김성홍.김의석감독과 함께 설립한 시네마서비스에서 제작,올 5월초 개봉된.
투캅스2'(박중훈.김보성 주연)또한 7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내는 대성공.총10편의 발표작중 대부분이 코미디물이다.코미디에 대한 그의 철학은 이렇다.“웃음만큼 평등한게 없다.영화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88년.달콤한 신부'로 감독 데뷔.
홍상수(5월13일):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중 미국으로 건너가캘리포니아와 시카고에서 7년간 영화연출을 공부한 신인.이력이라야 평범하지만 그는 그야말로 올해 우리 영화가 발굴한 최고의 수확으로 평가받고 있다.데뷔작.돼지가 우물에 빠 진 날'은 평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그는 스토리텔링 위주의 한국영화에 반기를 들며 현대인들의 분열된 자화상을 기존의 영화문법과 다른감각적 영상으로 담아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아깝게도 흥행엔 실패.97년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신 작 준비중.
남경주(6월3일):연극배우로는 드물게 스타성을 갖춘 남자배우.13년째 뮤지컬에만 전념하면서 나름대로 고정팬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지금까지 뮤지컬 출연 작품만도 40여편.서울예전 졸업,84년 .환타스틱스'로 데뷔했다.형 남경읍도 그 에 버금가는뮤지컬 전문배우.삼성영상사업단이 미국 스태프들과 공동제작한.브로드웨이42번가'(6월)는 올해 그가 출연한 작품중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무대 곳곳을 휘저으면서 보여준 현란한 춤솜씨와 노래는 압권이었다.연초 살롱뮤지컬.사랑 은 비를 타고'와 10월에 첫선을 보인.쇼코미디'에서도 성가를 높였다.
이윤택(8월18일):.꿈꾸는 문화게릴라'.그의 애칭이다.그러나 내년부터는 이 애칭을 사양하고 싶다고 한다.지난 10년간 연희단거리패를 이끌며 줄기차게 매달려온 다양한 형식실험을 이제는 자제할 참.마지막 형식실험의 과정으로 올해 그 는 뮤지컬을택했었다.최인호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창작뮤지컬.고래사냥'(8월).그러나 뮤지컬 연출가로서의 역량부족을 드러내며 연극계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인생공부'했다.이윤택작.김명곤연출의.어머니'와 셰익스피어 원작을 새롭게 해석한 .햄릿'에서는 녹슬지 않은역량을 그대로 드러내며 97년을 기약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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