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냉랭(冷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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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잦다. 싸늘해진 건 날씨뿐만이 아니다. 재래시장, 쇼핑몰과 같은 유통업계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불황기에 자주 등장하는 기사 제목 중 “체감경기 갈수록 냉랭” “청약 열기 냉랭” 등이 있다. 이렇게 ‘온도가 몹시 낮아서 차다/ 태도가 정답지 않고 매우 차다’를 의미하는 말로 ‘냉랭(冷冷)’이 있다. 그렇다면 ‘랭/냉(冷)+랭/냉(冷)’으로 이뤄진 이 단어를 왜 ‘랭랭’이나 ‘냉냉’이 아닌 ‘냉랭’이라 적는 것일까.

한글 맞춤법 제3장 제5절 제12항을 보면 본음이 ‘라, 래, 로, 뢰, 루, 르’인 한자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랭랭하다’가 아니라 ‘냉랭하다’로 적는 것이다.

‘늠름하다’ 역시 이러한 원칙에 따라 ‘름름하다’가 아닌 ‘늠름하다’고 적는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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