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해외 영어캠프 선택 3대 요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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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어캠프를 원하는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필리핀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 캠프에 비해 비용이 싸고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최근 고환율과 경기 침체로 비용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필리핀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관련 업체들은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된 발음을 보완한 다양한 캠프를 선보이고 있다. 필리핀관광청 마리콘 바스코 에브론 지사장은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는 학생과 일반인이 15만 명쯤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어학원 집중된 마닐라, 캠프지도 인기
 옆집 아이가 해외캠프에 간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무작정 따라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자 등 행정처리 기간이 간단치 않아 지금 준비를 해도 겨울방학까지 일정이 빠듯하다. 필리핀은 21일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현지에서 연장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에브론 지사장은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시차 적응이 빠르고 비용 부담이 적어 2000년대 들어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에서 유일한 영어권 국가인 데다 민족성도 한국인과 비슷해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수 장소는 지역 특징을 살펴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현재 필리핀에는 800여 개의 어학원이 들어서 있는데, 그중 10% 이상이 마닐라 지역에 집중돼 있다. 세부는 어학연수 산업이 필리핀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한 지역이다. 에브론 지사장은 “제2의 수도로 불릴 만큼 교통·문화·관광 등이 발달한 세부는 어학연수 특성화지역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클락은 경제특구로 지정된 신도시로 과거 미군기지가 있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고 편의시설이나 치안이 잘돼 있다. 마닐라 인근 블라칸 지역도 레포츠, 시설, 치안이 좋은 편이다.

미국인 강사에게 회화 수업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필리핀 캠프는 영어 강사와의 접촉 시간이 긴 편이다. 정규 수업시간에 매일 3시간 이상 원어민 강사와 일대일 수업을 하는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필리핀 캠프를 걱정하는 부모들의 고민은 원어민 강사의 발음이다. ‘열려라 영어캠프’를 주관하는 조인스닷컴 정종윤 팀장은 “미국인 강사와 현직 교사 등 전문기관에서 추천받은 인력으로 강사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캠프의 원어민 강사 크리스티 산구유는 “해외 영어 캠프가 처음이라면 다양한 액티비티를 통해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영·골프 등 레포츠와 DVD 관람, 팝송 배우기 등을 함께하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크리스티는 “주말에 필리핀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특별활동 시간에 필리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 가기 전 전화영어 활용 방학 중 열리는 캠프는 짧게는 3주, 길게는 12주로 진행돼 자녀의 성격이나 목적에 따라 기간을 택하는 게 좋다. 처음 캠프에 참가한다면 대개 4주를 선호한다.

해외 영어캠프 관련 업체와 단체는 전국에 4000여 곳이 넘는다. 해외캠프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 있는 단체를 선택하는 일이다. 업체가 제공하는 동영상이나 사진, 커뮤니티를 하나하나 살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비용이 너무 싸다면 숙박시설이나 식단, 강사의 자질 등이 미흡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했는지, 보장은 어느 정도인지 면밀히 살피고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는 곳을 선택하라”는 게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지영수 이사의 조언이다.

해당 국가의 문화원이나 교육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나 현지 학생들과 청강 기회는 있는지 등도 꼼꼼히 따져본다.

현지에서 빨리 적응하기 위해 캠프 전 전화영어를 활용해 대비해두는 것도 좋다. 사전·사후 프로그램으로 전화 영어나 화상 영어를 제공해주는 업체들도 있으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캠프 기간 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스케줄이 빡빡하게 진행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다. 지 이사는 “캠프 기간에 친해진 친구들과 영어 스터디 그룹을 만들거나 캠프에서 만난 외국인 선생님과 e-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꾸준히 반복학습을 해야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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