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亞 주가 급락, 달러 강세에 헤지펀드도 당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급락장에선 헤지펀드도 별 수 없네-."

최근 4년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헤지펀드들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주식형 또는 채권형 펀드가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데 비해 헤지펀드는 다양한 금융기법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약세장에서도 일정한 수익률을 올린다.

그러나 헤지펀드가 4월에 보여준 성적은 기대 이하다. 특히 일본이나 아시아 신흥시장의 주식이나 채권의 움직임에 연동된 일부 펀드는 4월에만 4~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일본과 아시아 신흥시장 증시의 급격한 하락, 달러화 강세, 유가 인상 등 금융시장이 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통계모델을 통해 장기 시장추세에 따라 투자하는 38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애스팩트 관계자는 "(달러화 약세를 예견하고) 달러화 매도 포지션을 선택한 결과 4월에 9억4000만달러 규모의 펀드에서 7.7%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9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맨그룹스AHL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 18억달러 규모의 AHL파생펀드는 4.4%, 9000만달러 규모의 AHL통화펀드는 10.7%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업체인 GAM의 데이비드 스미스 대표는 "그동안 높은 수익률에 익숙해졌던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헤지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연금술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관련 전문조사업체인 얼터너티브 펀드 서비스 리뷰(AFSR)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헤지펀드를 자(子)펀드로 구성한 펀드 오브 헤지펀드 자금은 1년 새 56%가 늘어난 1조1600억달러에 달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