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前 물 많이 마셔두면 덜 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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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송년회등 각종 모임으로 술자리가 밀려든다.즐거워야 할 모임들이 우리네 술 풍속도 때문에 고역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잦은 술자리에도 거뜬히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알콜의 생리작용을 통해 덜 취하고 빨리 깨는 방법등 연말 음주 비상대책을 소개한다.
같은 양의 술을 마시고도 덜 취할 수 있는 요령의 핵심은 충분한 수분공급에 있다.
우선 술자리에 도착하기전 물을 충분히 마신다.체액이 증가하면술을 마셔도 혈중 알콜농도가 감소하므로 상대적으로 덜 취할 수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파는 위장기능운동촉진제를 술에 섞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당장 덜 취할 수는 있으나 마신 술은 결국 간에서 모두 대사돼야 하므로 음주후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위장 보호를 위해 음주전 제산제를 복용하거나 음주후 숙취로 인한 두통해소를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제산제나 진통제는 그 자체가 간에 부담이 됨은 물론 위벽에서알콜을 분해하는 알콜분해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작용도 함께 갖고있기 때문이다.술에서 빨리 깨어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전해질 보충이다.
알콜대사 산물이 콩팥에서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다량의 전해질을 함께 탈취해내기 때문이다.
갖은 양념이 들어간 얼큰한 국물은 전해질이 풍부하므로 음주후권할만하며 시판중인 갈증해소용 전해질음료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우나로 땀을 빼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전해질을 더욱 고갈시키므로 오히려 숙취해소에 역효과를 초래한다.대신 근육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가벼운 온탕욕이 좋다.
술에 찌든 두뇌와 알콜처리에 몰두하느라 지친 신체의 활력을 되찾아주는데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당분이다.
특히 다음날 바로 일터로 복귀해야 할 경우 당분공급은 필수적이다.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위벽에서 빨리 흡수돼 신속히 당분을 공급할 수 있는 단술이나 꿀물류가 당분공급원으로 가장 바람직하며 과음후 아침식사는 고형질 정규식보다 소화 를 도와주는죽이나 미음류가 좋다.시판중인 여러가지 숙취해소음료들은 모두 간접적으로 알콜대사를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영양성분을 첨가한 영양제류이므로 특별한 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전통적으로 알려진 콩나물국이나 비타민C를 비롯한 종합비타민 보충이 바람직하다.콩나물 뿌리엔 알콜대사과정을 촉진하는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비타민은 과음으로 인해 가라앉은 인체대사를 촉진시켜줄 수 있는 방아쇠 역 할을 하기 때문이다. 잦은 술자리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요령으로 음주행태도 중요하다.
적은 양을 자주 마시는 것은 오히려 가끔씩 과음하는 것보다 더 해롭다.따라서 간세포의 휴식을 위해선 적어도 음주후 2~3일정도 금주기간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알콜중독환자도 가끔씩 폭탄주를 일삼는 주걸(酒傑)보다애주가를 자처하는 홀짝형 주당(酒黨)에게 더 흔하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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