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얼굴>연극 "템페스트" 주역 마이클 캐시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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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명극단엔 역시 명배우가 있다.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중인영국 셰어드 익스피리언스 극단의.템페스트'(21일까지)에서 주인공 프로스페로 역을 맡은 마이클 캐시먼(46)은 바로 그런 배우다. 정확히 계산된 몸짓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표정,대사의 리듬감등은 그의 연기의 압권.셰익스피어극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어도 그의 연기를 통해 시대와 역사,인간의 고뇌를 단번에 읽어낼 수 있다.
그는 열두살적부터 배우가 된 천생 광대.“가난한 집안출신”이라고 밝힌 그는“학교에서 노래 잘 한다고 뽑혀 뮤지컬.올리버'에 발탁되면서 배우가 됐다”고 술회했다.당시의 어려운 집안 형편과 정상급 배우로 성장한 오늘날을 비교하면 올리 버의 인생 바로 그것과 흡사하다.
명문 셰익스피어극단(RSC)과 로열 내셔널시어터등을 두루 거친 그는 영국 TV 드라마의 스타이기도 하다.첩보물.MI6'과런던 보통사람들의 이야기 .이스트엔더스'(BBC)의 주인공으로활약,일약 거물이 됐다.지금 그는 영국 왕립예 술협회(RSA)의 정식 멤버중 한사람.
그가.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 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지난 8월 이 극단에 가담하면서부터다.“보통 프로스페로 역은 60~65세 가량의 노배우가 맡는 것이 상식이었다”는 그는 그러나“학자들이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말하는 지금 나 이에 이 역을 맡아 대단히 영광스럽다”고 했다.
리어왕과 프로스페로란 인물의 차이와 매력을 묻자 그는“리어는이기와 독선으로 가득 찬 욕망의 화신인 반면 프로스페로는 진리와 인간애를 좇는 선인”으로 평했다.
그는 주변사람들의 감언이설로 권력 남용에 빠진 프로스페로의 이야기는 바로 오늘날 영국과 한국의 단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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