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 출마자들 ‘절반의 성공’ 캘리포니아 첫 한인 시장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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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대결 구도로 벌어진 미국 대선에 재미 한인 교포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특히 여느 선거 때보다 한인 자원 봉사자도 늘어나 미국 사회에서 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선과 함께 실시된 각종 선거에서 한인들의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한인 자원 봉사자 늘어=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는 60세를 훌쩍 넘긴 한인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국제공원, 나성연합감리교회, 베렌도 중·고교 투표소 등에서 5~6명씩 배치돼 투표 방법이나 기표 방식을 헷갈려 하는 한인을 도왔다.

한인타운이지만 이 지역 흑인 유권자의 투표 참여는 폭발적이었다. 나성연합감리교회 투표소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영 리(62)씨는 “지난 대선 때는 보통 20~30명의 흑인 유권자가 투표소를 찾았을 뿐인데 이번에는 오전 시간대에만 200여 명이 투표를 마쳤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한인 헨리 오씨는 “한인타운에 이처럼 많은 흑인 유권자가 살고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아시아 출신 유권자 여전히 투표 불편=아시안 아메리칸 법률교육재단(AALDEF)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아시아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매우 높았지만 투표소 차별 행위, 통역 서비스 부족, 선거인 명부 누락 등으로 아시안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마거릿 펑 AALDEF 사무국장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소에서 마구잡이로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며 “처음 투표하는 아시아 출신 유권자가 많다고는 하지만 선거 행정이 너무 형편없었다”고 지적했다. AALDEF는 이날 11개 주에 변호사와 법대생 1400명을 배치해 투표소 감시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뉴저지의 경우 한인 유권자들의 불만 사항 접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의 성공 거둔 한인 정계 진출=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에 도전한 강석희 부시장(민주·54)이 2만7534표로 2만5189표를 얻는 데 그친 크리스티나 쉐이 현 시장을 꺾었다. 강 시장 당선인은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으론 처음 직선 시장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오리건주의 임용근 주 하원의원(공화·72)은 3선 도전에 실패했다. 한인 정치인으로 최다 당선 기록이 있는 임 의원은 이날 선거에서 3867표를 얻어 5756표를 획득한 민주당의 그레그 매튜스 후보에게 패배했다. 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뒤 오리건 주지사에 출마할 계획이었다.

미주중앙일보 LA=장연화·최상태·장열·임상환, 뉴욕=이중구·강이종행·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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