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예산부족에 시내 성탄장식등 엄두 못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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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의 올해 크리스마스는 아무래도 우울할 것같다. 베들레헴시의 예산부족으로 예년과 같은 화려한 장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엘리아스 프레이지 베들레헴시장은“크리스마스단장을 제대로 하려면 7만달러 정도 필요하지만 시가 가진 예산은 4만달러에도 못미친다”고 푸념했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베들레헴의 말구유광장과 강탄(降誕)교회등을 찾아 기독교 순례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베들레헴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거리와 건물을 화려하게 장식해 성탄분위기를 한층 높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성탄절을 2주 남겨둔 현재까지 크리스마스 트리조차 점등하지 않았고 시청건물에만 포스터와 약간의 장식등을 설치했을 뿐이다.
그나마 설치된 14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핀란드에서 제공받은 것이다.
프레이지 시장은 베들레헴의 자금난을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봉쇄 탓이라고 비난한다.
“서안 봉쇄로 베들레헴 거주 팔레스타인 노동자의 40%가 실업상태에 있으며 따라서 4만명의 시민중 세금을 내는 시민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시 경제가 얼어붙어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수일전 이스라엘로부터 베들레헴 관할권을 넘겨받은 팔레스타인 당국조차 예산부족으로 베들레헴에 대한 지원이단 한푼도 없는 실정이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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