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포로 셋 북한서 함께 살았다-脫北 김용화씨 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 탈북자로부터 한국동란 당시 전사 또는 실종처리됐던 국군.
미군 생존자 이름이 거명됐다.북한 중위출신 탈북자 김용화(43.전 함흥철도국 승무지도원)씨는 11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한국동란 당시 붙잡힌 국군과 미군포로의 북한 생존자중 경상도 출신.김갑생'.윤세인'.윤영춘'과 미국인.존 스미스'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그간 한국군.미군 생존자 문제가 계속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거명(擧名)은 처음이어서 향후 양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관계기사 3 면> 김씨는 증언에서“함경남도 단천에서 같은 마을에.김갑생'이라는 국군포로가 살았다”며“그의 출신성분 서류에서 국군포로 출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또“서류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같은 마을의.윤세인'.윤영춘'형제도 국군 포로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며“이들은 용변을 수거하는 등의 천한 일에 종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71년 5월 훈련차 평안북도 태천비행장에 갔을 때155㎝ 정도의 작은 키에 얼굴이 홀쭉하고 눈이 노란 외국사람을 봤다”며“자신을.존 스미스'라고 소개한 그 미국인은 함경남도 장진전투에서 동료 1명과 함께 포로가 됐음을 털어놨다”고 증언했다.
이날 연합사측은“한국동란중 전사.실종 처리된 8천여명중.존 S 스미스'라는 신원이 있음”을 확인하면서“워싱턴 본부에 해당자 인적사항을 통보해 사실확인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지 추적결과에 따르면 한국동란 당시 희생자 .김갑생'의동명이인은 모두 3명인데 그중 경북 출신이 2명,나머지 한명은제주 출신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한명은 대구생으로 군번.0329127',50년 10월20일 사망한 것으로 처 리됐고 다른한명은 경북 영천출생 군번.1105883', 같은해 12월24일 전사한 것으로 처리돼 있다.
이가운데 영천출신 김갑생씨의 부인 조선이(66)씨는 현재 대구에 살고있다.
증언자인 김씨는 지난해 6월 중국을 통해 충남 태안 앞바다로넘어왔던 탈북자로서 지난 88년 7월 북한을 탈출했다.

<강주안 기자>*** 2면.포로'로 계속 이후 약 7년간 중국.베트남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한국에 왔으나 공식 귀순절차를 거치지 못한 상태다.
한편 김씨는 11일“귀순자도 아니고 불법입국 조선족도 아닌데서 오는 고통을 더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면서“이제는 남한을 벗어나고픈 심정이며 북한 송환도,중국 추방도 달게 받을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김씨는“중국측으로부터 탈북자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공문서를 받아와야 귀순자로 처리해주겠다고 남한 당국이 요청하고 있다”면서“이럴 바에는 불법입국한 중국 조선족으로 간주,강제추방 조치를해달라”고 요구했다.이에 대해 법무부의 한 당국 자는“김씨가 북한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어 현재 중국정부에 신원조회를 해놓은 상태”라며“조선족으로 판명될 경우 추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