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잉.유럽 에어버스 대형항공기 시장 兩分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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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MD)사가.생존'을 위해 대형항공기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함에 따라 세계 대형항공기 시장은 미국의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라는 완전한.2강(强)'구도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구도 변화는 민간항공사들이 최근 격화되고 있는 항공운임 인하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유기종 수를 줄이는데 큰 원인이 있다.
보잉사가 9일 첫선을 보인 주력 소형기 B-737의 새 시리즈는 이미 미국내 21개 항공사로부터 5백대이상의 주문을 받았다.이같은 주문쇄도의 원인을 항공업계에서는 이른바.사우스웨스트항공 효과'로 보고 있다.
텍사스주 댈러스에 자리잡은 이 항공사는 저운임을 내세워 진출하는 노선마다 기존대형 항공사들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이러한 성공의 바탕은 보유기종을 B-737모델로 단일화한데 있다.보유기종이 적으면 부품조달과 유지관리 작업의 간소화가 가능하고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효율화할 수 있을 뿐더러,같은 기종의 대량구입에 따른 할인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이에 자극받아 대형 민항사인 델타항공도 저운임 전용편에 일제히 B-737 모델을 배치했고 아메리칸항공등 다른 대형 항공사들도 B-737 새 시리즈의 대량구입에 나섰다.아메리칸항공은 보유기종을 현재의 절반인 4개 기종으로 줄이고 앞으로 20년간조달할 6백30대의 항공기 모두를 보잉사에 발주한다는 전략을 세웠다.이처럼 대형항공사들이 보유기종 을 줄이고 특정회사 제품으로 일원화하는 전략을 채택함에 따라 MD는 설 땅을 잃었다.
그 결과 지난 9월말 현재 세계 항공기시장에서 MD의 점유율은10%이하로 떨어졌다.<그래프 참조> 이에 따라 MD는 대형기개발계획인.MD-××'를 단념하고 보잉과 에어버스가 손대지 않는 틈새 기종에 전념하는 한편 보잉사의 신형기 개발과정에서 작업분담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다는 생존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세계 항공기 제작시장이 2강 구도로 바뀐다해도 시장주도권이 제작사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란게 일반적 전망이다.오히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운임 인하경쟁에서 채산성확보를 위해 제작회사에 대한 가격인하및 부품수 삭감등 항공회사의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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