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30%는 바이러스.세균 감염 탓-원인과 치료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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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암은 전염병이 아니다.일부러 암세포를 주사해도 면역세포에 의해 이내 파괴되므로 곧바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암환자와의접촉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암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이들 미생물에 감염된 사람은 비감염자보다 훨씬 높은 암발생률을 감수해야 하므로 결국 암도 간접적으로 전염된다는결론이 가능해진다.
최근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암의 3분의1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는 하이델베르크대 의대팀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지금까지 알려진 암유발 3대주범은 간염바이러스.파필로마바이러스.헬리코박터세균.
〈표 참조〉 원인별로 각각 어떤 대책이 있는지 알아본다.
◇간염바이러스〓우리나라 암사망률 제3위인 간암환자의 70%가B형,10%가 C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결국 전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간암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란 결론이다.
불결한 성접촉과 소독되지 않은 침.주사기 사용을 피하고 간염환자의 면도기나 칫솔을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B형은예방백신이 있는만큼 항체음성자는 반드시 접종하도록 한다.현재 공인된 간염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는 인터페론주사로 C형간염에선 최고 40%의 치유율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정작 한국인에게중요한.태어나기전 모체로부터 감염된 B형간염'의 치료결과는 신통치 않다.발열.두통.우울증등 부작용이 만만치않고 4개월동안 수백만원이 드는 단점이 있다.최근 개발된 라미뷰딘은 임상실험에서 6개월 투여로 혈액내 간염항원이 모두 사라지는 효과를 나타냈다.복용중단때 다시 간염바이러스가 나타나는 문제가 남아있지만부작용이 적고 B형 간염치료에도 효과적이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이 확실시되고 있다.
◇파필로마바이러스〓최근 암관련 병원체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바이러스.65종의 변종이 있으며 이중 16,18번이 가장 위험하다.정상여성에게선 10%내외가 발견되나 자궁경부암 여성에게선90%이상 발견된다.자궁경부암 외에 후두암.구강 암.피부암도 파필로마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가장 큰 전염경로는 불결한 성접촉. 배우자가 자주 바람을 피울 경우 자궁경부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예방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나 DNA검사를 통해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40세이상으로 성접촉이 잦거나 다산(多産)등 자궁경부암 고위험군 여성이라면 기존 질세포진검사외에 파필로마바이러스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 다.
◇헬리코박터 세균〓과거 재발성 위궤양의 원인균으로 생각했으나위암발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94년헬리코박터를 위암 발암인자로 규정지었다.한국인에게 유독 위암이많은 것도 우리나라 성인의 90%가량이 감염 자라는 사실과 관계가 깊다.국을 같이 떠먹는등 음식물을 통한 경구감염이 주된 전염경로.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조직일부를 떼어내 염색하는 것으로 쉽게 진단가능하며 항생제와 제산제를 1~2주 복용하는 것으로 치료된다.

<홍혜걸 전문기 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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