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선택의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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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입시철이다.과연 어느 대학 무슨 학과를 선택할 것인가.정답없는 우문(愚問)이다.그러나 정답은 없지만 원칙은 있다.적성과 취향에 우선적으로 맞추는 일이다.무슨 대학을 택하기보다 어떤 학부,어떤 학과를 택할 것이냐에 1차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최상위급 수능성적이면 법대와 의예과 지원이 가능하다는 이른바 전문가들의 상담이란게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보통의 두뇌와 상식적 판단을 중시하는 학과에 머리좋은 학생들이 몰린 다는 현상이 곧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반영한다.
적어도 지금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이 주역이 될 21세기 우리 사회는 학벌과 관료의식이 지배하는 곳이 될 수 없다.지금도정부와 기업이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능력과 창의성.전문성이다.
원치 않는 학과에 단지 점수에 따라 지원해선 평 생을 한스럽게보낼 뿐이다.
지난 3,4년간 대학은 알게 모르게 많이 변모했다.대학마다 특성화를 준비중이거나 실시중이다.대학 간판이 중요한게 아니라 제 적성에 맞는 학과를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대학을 찾는 일이 지혜로운 선택이다.지금껏 대학은 이름만 있었지 학 과별.전공별차별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중앙일보의 3년째 대학평가 결과 대학별 차별성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신설대학.지방대학중 이미 전문성과 차별성을 확보한 대학도 있다.현명한 대학선택이 자녀의 잠재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
당장 수능성적이 낮다고 낙담할 일도 아니다.낮은 만큼 능력과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학을 지혜롭게 찾으면 된다.우리 대학만 변하는게 아니다.세계의 대학이 변신하고 있다.일본의 명문사학(私學) 게이오(慶應)대는 후지사와 캠퍼스 를 만들어 대학교육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이 대학엔 영어와 컴퓨터만을 가르친다.대학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다.이 두 분야만이라도철저하게 배운다면 정보화시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능력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대학 간판을 중 시하지 말고 내 능력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이것이 가장 지혜로운 대학 선택.인생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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