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영화>EBS '사탄의 태양아래'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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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신(神)은 내 맘속에는 물론 내 주위 어느 곳에도 존재한다.
나의 생사를 주관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삶의 동반자.사탄도 마찬가지.“너를 시험하겠다,네가 죽을 때까지.” 사탄의 소리없는 외침은 태양이 창조된 이후 계속되고 있다.
마음을 정결하게,영혼을 순수하게 간직하고픈 인간은 여지없이 사탄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다.1900년대 프랑스의 조그만 마을에 살던 도니상신부도 그러했다.강직하고 소박하며 신심이 강했던 도니상은 도처에 사탄이 존재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신곡'에 등장하는 단테처럼 사탄의 유혹과 시험을 극복하려한도니상.하지만 사탄의 태양아래 인간은 너무도 나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EBS가 8일 오후2시10분 방영하는.사탄의 태양아래'는 고뇌에 빠진 가톨릭신부의 갈등을 통해 황폐해져 가는 현대사회를 바라본 수작이다.1926년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소설.어느 시골사제의 일기'가 원작으로 50년 프랑스 영화의 거 장 로베르 브레송이 이미 영화화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바 있다.
87년 새롭게 리메이크된 이 작품은 원작해설과 관련,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끝에 결국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감독은 모리스 피알라.도니상신부의 정신적 지주인 메누신부로 극중 출연하기도 했다.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도니상신부로 열연.원제 .Sous le Soleil de Satan'.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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