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투표일 최악의 상황 발생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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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일인 4일 미국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Perfect Storm)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선거시스템 연구 권위자인 더글러스 샤핀은 지난달 31일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기록적인 투표율과 한층 강화된 유권자 확인 절차, 주별로 도입된 투표시스템 등이 맞물려 예측 못했던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 선거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나.

“이번 대선에는 무려 1억3000만 명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경우 50%대 후반에서 70%의 투표율을 보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일부 주의 경우 85~90%까지 갈 수 있다. 미국은 이런 상황에 대비한 선거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하다. ”

-구체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어떻게 예상하나.

“2002년 법 개정으로 주마다 유권자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와 조지아주에선 반드시 사진이 포함된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통일된 표준 없이 주별로 새로운 투표시스템을 갖췄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몰려들면 크게 부족한 선거관리 직원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100명이 투표하려고 줄 서 있다면 단순히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1000명이 줄 서 있다면 상당한 위기 상황이다. 정당한 유권자가 투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투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인가.

“유권자 확인 절차가 ‘노 매치, 노 보트’(No Match, No vote:정확한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투표할 수 없다는 뜻)에 입각해 이뤄진다. 정당 간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꼼꼼하게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사소한 미비점으로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도 생길 것이다. 1시간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이미 플로리다 등 일부 주의 조기 투표장에서도 긴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2000년 플로리다주 재검표 소동과 같은 일이 벌어질까.

“아마 그런 일을 또 보게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박빙 경합을 벌이는 오하이오·플로리다·콜로라도주에서 투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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