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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들 고객유치 작전 아이디어-싼맛에 미끼상품 사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서울 반포에 사는 주부 최영숙(28)씨는 아파트 근처 뉴코아백화점에 반찬거리를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지하 식품부 매장에서 요구르트를 파는데 한국야쿠르트 한개(1백㎖)에단돈 10원을 받고 있었다.아파트 앞 슈퍼에서 1백원을 받는 것에 비하면 거저나 다름없는 값이었다.
아이들에게 줄 것을 서둘러 사고선 다른 물건도 요구르트처럼 쌀 것이란 생각에 당초 계획하지도 않았던 매장을 샅샅이 뒤져보았다.그러나 최씨가 산 요구르트는 유통업계에서 흔히 말하는.로스 리더(Loss Leader)',이른바.미끼상품 '이라고 해서 백화점에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손해보면서 턱없이 싸게 파는 물건이다.
그랜드백화점이 94년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뛸때 한 포기에 5백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 것을 계기로.로스 리더'는 이제 모든 백화점의 빼놓을수 없는 판촉전략이 됐다.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 카스 캔맥주 한박스(24개 들이)에 2만4천원를 받고 있는데 이 가격은 웬만한 회원제 가격파괴점의 2만4천2백40원보다도 싼 것이다.
백화점 관계자는“고객 한명이 쓰고 가는 평균 객단가가 6만여원이기 때문에 미끼상품의 값을 파격적으로 낮춰도 일단 고객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손해가 아니다”고 밝혔다.
미끼상품은 주부들이 주로 찾는 쌀.참치캔등 식품류와 가전품이대부분이다.그러나 최근들어 롯데가 쟌피엘 신사복과 샤프오디오를평소의 절반 값으로 파는등 미끼상품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백화점의 음모'를 잘만 역이용하면 주부들의알뜰쇼핑은 그만큼 쉬워진다는 얘기다.
백화점마다 미끼상품은 보통 신문광고나 전단등에 자주 등장시키는데 광고내용중 맨왼쪽 첫번째로 소개되는게 특징이다.보통 특보상품.한정판매.쇼핑찬스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 제품은 세일 시작때나 소개된지 5일 이내에 품절되는게 보통이다.그러나 소개된 맨 첫날엔 물품공급상 제품을 미처 다 갖춰놓지 못하기 때문에 둘쨋날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백화점 판촉담당자들의 귀띔이다.둘쨋날은 비록 미끼 상품이라 해도 다양하고 풍성하다는 얘기다.
한편 미끼상품 가운데 일부는 재고나 이월상품이라는 점도 고려해 반드시 확인해 보고 골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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