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황금땅>천안 배방면 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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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무려 10조7천억원(93년가격)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경부고속철도의 첫 정차지 천안역사.
이 역사 하나가 한갓 우리네 농촌에 불과한 주변지역의 운명을뒤바꿔 놓았다.
천안역사 건설이란 팻말 하나 덕에 평범한 농촌들판은 가만히 앉아 .무임승차' 프리미엄 혜택을 듬뿍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당초 봄꽃이만발했던 역사 인근지역인 천안시불당.신방동일대는 낙엽지는 가을로 바뀌고 촌락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던 배방면 북수.회룡.갈매.수철.중리등지는 예상치 않은 신의 가호를 받 게 됐다.천안역사 위치는 행정구역상 충남아산시배방면장재리에 있지만 지리상으론 천안시에 훨씬 가깝다.88년 사업발표후 천안시불당.신방동일대에 투기바람이 거세게 불어 평당 5만~6만원에 불과했던 전답이 15만원으로 뛰더니 90년에 이르 러선 40만~50만원으로최고조에 달했다.또한 아산시탕정면 일대 농지값도 평당 2만~3만원에서 25만~30만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91년 천안역사 공사가 시작될 즈음 고속철도주변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비가 거래시세에도 못미치는 평당 13만~17만원으로 책정되면서 땅값은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또한 탕정면을 중심으로 1천만평 규모에 25만여명을 유치하 는 신도시건설을 추진한다는 보도이후 수용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당.신방동일대 땅값은 20만~25만원으로 하락했고,탕정면일대는 거래가 뚝 끊겼다.
이에 비해 배방면 일대는 고속철도 발표 초기 천안역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수용개발될 지역을 피해 안전하게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재미를 보았다.태화산.설화산등을 비롯,아산온천등 3개 온천과 근접해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는 배방면수철.중리일대는 88년평당 10만원하던 대지값이 60만~1백만원으로 6배이상 뛰었고1만~2만원에 불과하던 준농림지도 20만~30만원으로 올랐다.
이들 지역은 특히 천안신도시 관련 기반시설 덕을 보기 위해 몇몇 주택건설업체들이 땅을 대거 확보해 두었다는 소문도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아산=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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