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연예가] 장동건, 왜 그렇게 멋있는 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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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혼인 후배가 울며불며 찾아왔다. 원인은 바로 MBC 드라마 '불새' 때문. 자기가 남자 주인공 에릭에게 눈을 빼앗기자 질투심에 불탄 신랑이 한밤중에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다나? 누구나 한번쯤 연인과 이런 다툼을 해봤으리라. 그렇다면 남자 연예인들도 이런 질투 해봤을까?

인기절정의 그룹 젝스키스 전 멤버인 꽃미남 대표가수 강성훈. 이 남자 때문에 싸운 커플이 꽤 될 것 같은데 그에게도 치명적인 질투의 대상이 있었다고….

"어휴~, 아직도 생각만 하면 두 주먹이 불끈 쥐어져요. 바로 장동건씨! 제가 봐도 멋있거든요. 여자친구가 웬만한 연예인 좋다 그러는 것은 다 이해해도 장동건씨만큼은 저도 모르게 질투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녀와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TV에서 장동건씨만 나오면 갑자기 냉각전선이 흐르곤 했죠."

그래도 남자(?)이기 때문에 표 안 내려고 노력해도 표정 굳고 말수 적어지는 것은 하늘도 어쩔 수 없는 일. 그런데 사실, 결정적 원인 제공자가 바로 그였단다.

"처음에 여자친구가 장동건씨 멋있다고 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삼촌이 사우나에서 봤는데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도 완벽하다고 그러더라' 그랬거든요. 그 이후로 여자친구가 더 장동건씨에게 집착하더라고요. 그 얘기는 도대체 왜 한 것인지. 제가 제 무덤 판 것이죠."

그런데 질투의 화신일 것 같은 이 남자, 영화배우로 거듭난 주접대왕 이성진은 의외의 대처방법을 갖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남자 연예인이 좋다고 하면 일단 호응과 동조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물론 이때 거론되는 인물들은 남자가 봐도 멋진 남자여야 한다고. 예를 들면 정우성.이정재 등…. 하지만 이성진과도 절친한 측근들을 좋아라 한다면?

"물론 그런 경우도 있었죠. 이지훈이나 강타 보고 열광하면 전 일단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저 친구들 멋있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면 아마 실망할걸?' 이렇게 환상을 확 깨주죠."

그렇다면 결혼 23년차 남편도 아내에게 아직도 이런 질투를 느끼고 있을까? '오동잎'의 주인공 가수 최헌에게 물었다. "그런 경험이 딱 한번 있었어요. 예전에 와이프가 탤런트 최수종씨 보고 소처럼 생긴 눈망울이 정말 선하게 생겼다고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그랬죠. '나는 선하게 안 생겼어? 내 눈이랑 수종이 눈이랑 뭐가 달라? 내 눈은?' 그 뒤로는 절대 제 앞에서 다른 남자 칭찬 안 하더라고요. 대신 요즘은 험담을 많이 해요."

그 옛날 질투는 결혼한 여자에겐 소박의 이유가 될 만큼 무시무시한 중죄였다. 역사도 여성들만의 감정이라 정의한 질투. 그런데 질투심 느끼는 남자가 더 귀엽게 느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아내에게, 연인에게 이런 질투를 한다는 것은 분명 사랑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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