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실리콘밸리선 CT가 각광 … IT에 안주 말고 혁신 거듭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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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실리콘밸리에선 정보기술(IT)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기술 같은 클린 테크놀러지(CT)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IT 전문가 협회인 ‘코리아 IT네트워크’를 이끄는 장석원(47·사진) 회장의 말이다. 3S펀드라는 벤처캐피털을 운영하는 그는 28일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한상대회’에 실리콘밸리의 5개 벤처캐피털 관계자들과 함께 참가했다.

-벤처 투자가 위축되지 않았나.

“불황이 오더라도 신기술, 즉 이노베이션기술은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 오히려 불황 덕분에 기업 가격이 뚝 떨어져 지금이야말로 투자에는 호기다. 실리콘밸리는 경기가 나쁠 때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요즘 CT 투자가 한창이라는데 IT는 한물간 것인가.

“모든 투자는 미래 가치를 본다. 앞으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대세다. 최근의 예로 실리콘밸리에선 ‘실란드라’라는 태양전지판을 만드는 창고형 벤처기업에 한꺼번에 6억 달러가 투자됐다. 미국 IT 업체들도 이젠 IT 기술이라고 하지 않고 이노베이션 기술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번에 5개 벤처캐피털을 한국 IT 업체에 투자하라며 데려온 이유는.

“무선인식기술(RFID)·유비쿼터스 기술 등을 가진 50개 벤처기업이 이번에 프레젠테이션을 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털들이 얼마나 투자할지는 모르겠다.”

-IT 기술이 벤처캐피털에 인기가 없다면 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나.

“IT라도 혁신적인 기술이면 통한다. 또 한국 업체들엔 해외 밴처캐피털과 접촉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세계의 기술 흐름이 이젠 IT가 아니라 CT, 이노베이션이라는 걸 현장에서 부닥치지 않으면 깨닫기 어렵다.”

-한국 IT 업체들이 살 길은.

“아직도 IT 기술 하나로 먹고살 수 있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기술을 혁신하고, 세계 기술의 흐름을 재빨리 찾아내 차세대 기술로 발 빠르게 바꿔 타야 한다.”

장 회장은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우주항공 분야를 전공한 뒤 하니웰에서 연구원을 지내다가 1995년 무궁화 위성 발사 사업에 참여하면서 한국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서귀포=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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