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비준 與野 합의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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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이 비준안을 처리하겠다고 못박은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4자회담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작됐으나 여야간 합의는 의외로 쉽게 도출됐다.이날 오후4시 여의도 모호텔에서 회담을 시작한 여야 3당 총무와 金위원장은 회담 15분만에 밖에 대기중인 당직자를 호출해 종이와 펜을 주문,“합의문이 작성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날 4자회담이 끝난뒤 발표된 합의문에 담겨진 내용은 ▶OECD 국회 비준동의안을 26일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제도개선특위 쟁점사항에 대해 30일까지 합의한다등 크게 두가지.
발표자인 서청원(徐淸源)신한국당 총무는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여야 합의로 6일간 연기해 처리키로 했다”고 처리시한을 26일로 정한 배경을 설명.그러자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대비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없이 처리해선 안된다 는게 그동안 야당의 주장이었다”고 보충설명.여야 총무들은 각자 합의내용에 대해 만족해하는 모습.
남은 쟁점인 제도개선문제에 대해 제도개선특위 金위원장은 “주요 쟁점사항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고 해 이틀간의 회담과정에서여야간 어느정도 의견교환이 있었음을 시사.
야당총무들은 제도개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산을 볼모로 잡을 방침임을 예고.朴총무는 “오늘 이 시각부터 제도개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내년 예산안은 12월말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도개선안과 예산안 연계방침을 분명히 했다.그는“(제도개선 논의가)잘 안될 경우 표결방식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련 이정무(李廷武)총무도 “11월말 특위활동의 결과가 없으면 12월2일 예산안 처리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가세했다.
당초 오전 고위 당직자회의에서.20일 표결처리'의 당론을 재삼 확인했던 신한국당은 이날 오후 徐총무가 국민회의 朴총무로부터 “비준처리 동의”의사를 전달받은 뒤 숙고끝에 지도부가 이를수용. 한편 朴총무는 전날 일산으로 김대중(金大中)총재를 찾아가 설득끝에 “1주일 연기하는 선에서 알아서 하라”는 재량권을받아냈다는 후문.
이에 앞서 오후4시에 이뤄진 여야 총무와 金제도개선특위 위원장과의 4자회담에 앞서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신한국당 徐총무,박관용(朴寬用)통일외무위원장이 두차례에 걸쳐 모임을 갖고 최종입장을 조율했다.국민회의 朴총무는 金의장을 면 담하고 나온후 “여당이 내일 비준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밝은 표정을 지어 여당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했다.오후3시에 열기로 했던 통일외무위원회도 연기됐는데 그 배경에대해 朴위원장은 “이제 처리시한 문 제는 총무선에 맡겼으니 4자회담을 지켜보자”고 말해 청신호를 알렸다.

<최훈.이정민.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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