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초등교영어 전공교사에 맡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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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게 돼 있다.중앙일보 10월17일자엔 「초등교 영어교육 어떻게 되나」시리즈를 마치며 교육부 장학관과 현직교사.학부모가 좌담한 내용이 실렸다.
이 좌담에서 김영복 교사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1백 20시간의 연수를 받았고 또 연수 뒤에도 원어민이 지도하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영어학습을 지도하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또 영어수업을 하는 학년의 담임을 맡으려면 이연수를 누구나 받게 돼 있으니 안심해 도 좋을 것이라 했다.
나역시 초등교사지만 김 교사와 생각이 다르다.그 다른 점을 말하고자 한다.초등교사 가운데 일부는 중등학교 영어교사 이상의실력과 교수능력을 갖춘 교사도 있다.또 학원을 다닌 일부 교사가운데는 원서를 번역해내는 교사도 있다.하지만 아주 적은 숫자라고 생각한다.대부분의 초등교사들이 1백20시간의 연수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란 어렵다.
더구나 초등학교 아이들은 영어를 처음 배우게 돼 무엇보다 정확한 어법과 발음이 문제시되는데 오랫동안 영어와 동떨어져 살아온 나이많은 교사(초등교사가 중등교원보다 평균연령이 높음)가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
이런 점에 비춰 당연히 초등학교 영어과는 영어를 전공한 교사들이 맡아야 한다고 본다.앞으로 3학년 이상의 전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초등교사는 영어를 알든 모르든 누구나 영어를 가르치지 않을 수 없다.
한 사람의 교사가 전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사는 전공교과 한 과목만 가르치는 중등교사보다 몇배 이상의 수업부담을 안고 있다.초등교사는 힘이 많이 드는 반면 아이들은 질낮은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따라서 학부모는 초등교사를 믿지 못하고 과외수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초등교사의 수업부담을 줄이고 초등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교육대학에서 전공학생을 모집해 충분한 전공지식을 갖춘 교사를 양성해내야 할 것이다.
전공교사 양성과 교과별 학습지도는 초등교육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처임을 알아주기 바란다.
정근영〈부산시사하구하단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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