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기 먹는 서버’ 25% 효율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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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올해 환경 경영을 향한 큰 걸음을 떼어놓았다. 지난 5월 서울 목동에 전력 소모가 종전보다 20% 이상 적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건립한 것이다. IDC는 기업용 서버의 운용·관리를 대행하는 시설이다. 여기 들어찬 서버들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전력 소모가 많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500W급 서버의 월 평균 소모 전력량은 우리나라 평균 가정의 월 사용량보다 1.6배 많다. 초정밀 기기인 만큼 작동뿐 아니라 항온·항습에도 많은 전력이 들기 때문이다.

KT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류 서버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다. 기존 IDC는 전기 흐름이 ‘교류(외부)→직류(IDC 전원장치)→교류(IDC 내부)→직류(서버 본체)’ 식으로 바뀐다. 목동IDC는 이 흐름을 ‘교류(외부)→직류(IDC 및 서버)’로 단순화해 전류 전환 과정에서 생기는 전력 손실을 줄였다. 아울러 공기 순환 구조를 개선하고 서버 용량을 키워, 냉각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전력 효율성은 25%나 향상이 됐다. 김종렬 IDC사업부장은 “내년엔 백업 전원설비를 납 축전지에서 친환경 리튬이온 축전지로 대체하고, 바이오가스·액화천연가스 등을 활용한 친환경·고효율 연료전지 발전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2005년부터 녹색 경영에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해 사회적 책임행동(CSR)위원회 산하에 ‘환경경영추진위원회’를 설립했고, 23개 에너지 다(多)소비 대형 사옥에 대한 집중 관리를 시작했다. 2006년엔 ‘에너지가치창출위원회’를 구성해 전사적 에너지 절약 계획을 수립하고 실적에 대한 평가도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통신용 건물에 대한 건물 에너지 효율 등급 제도를 제정해 전력 소모 및 용수 사용을 줄이면서 온실가스 4600t을 저감했다. 폐기물 처리 과정도 개선했다. 모든 산업폐기물을 미리 정한 물류 센터에서 일괄 처리하는 방식으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장비 재활용률을 높였다. 고객들로부터 회수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용 모뎀도 재활용한다. 지난해만도 회수 모뎀의 80%인 65만8000여 개를 새로 손봐 재대여했다. 중고 휴대전화 모으기 운동인 ‘기브(Give)폰 캠페인’에도 참여해 지난해에만 11만여 개를 수거했다.

‘녹색 구매’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인순 과장은 “물품 구매 담당자가 녹색상품 여부를 쉽사리 확인할 수 있도록 구매대행사 시스템에 등록된 상품마다 친환경 식별 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지난해 녹색상품 구매 실적은 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등록 물품 수도 3560개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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