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協 남은 돈 行方 아리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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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안경사협회가 지난해와 올해 2년간에 걸쳐 로비자금으로 조성한4억1천만원중 상당액이 허공에 뜬 상태여서 행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모금한 특별회비 2억6천만원중 이성호(李聖浩)전보건복지부장관의 부인에게 전달된 1억7천만원을 제외하면 9천만원이 남아야 한다.그러나 협회관계자는 잔액이 4천만원이라고 밝히고 있다.5천만원이 비는 것이다.
올해는 은행에서 2억원을 빌려 1억5천만원을 특별판공비.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홍인길(洪仁吉).유흥수(柳興洙)의원과 홍재형(洪在馨)전부총리에게 건너간 돈은 6천3백만원.그나마 洪전부총리측은 3천만원을 돌려줬다고 해명해 결국 洪.柳 두 의원에게만3천3백만원이 사용된 셈이다.협회측은 10여명의 정치인들에게 3백만~3천만원씩 건네졌다고 밝혔으나 규모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결국 2년간 최소한 5천만원에서 1억원 안팎의 돈이어디론가 흘러들어간 셈이 된다.
우선 세 차례에 걸쳐 안경 가격표시제를 유보한 통상산업부가 가장 먼저 의혹을 받고 있다.안경사들에게는 안경테 독점판매권 획득 못지않게 가격표시제의 도입을 저지하는 것이 절실했다.따라서 통산부를 상대로 한 로비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산부는 92년8월 『공장도가격 및 수입가격 표시 대상품목중안경테와 안경렌즈에 대한 가격표시제를 94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시행일자를 95년 12월31일로 늦췄고 올해 1월에는 8월1일로 유보했다.안경사협 내부자료는 『통산부는 본회의 재유보 건의를 받아들여 통상산업부 고시 제 95-129호(96년 1월4일)에 의거,안경 가격표시제 시행시기를 7월말까지 재유보 조치했다』고 밝히고 있는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이에 대해 통산부측은 『조제료 산정이 불투명해 몇차례 연기했지만 8월1일부터는 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그 이전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만 올해말까지 과도적으로 가격 미표시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5대 국회의 보건복지위 소속의원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제공됐을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함께 李전장관외의 복지부 간부들과,안경테문제로 복지부와 협의했던 재정경제원.공정거래위 간부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물론 해당의원들과 양기관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하경.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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