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서울시 새청사 이전건립 해야하나-새부지로 이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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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가 청사의 건립을 위해 새 부지 물색에 한창이다.전임시장은 현부지에 새청사를 짓기로 결정했으나 조순(趙淳)시장이 취임한후 이 결정이 취소되고,원점에서 재검토작업이 벌어져 현재 여의도광장과 뚝섬이 유력한 새청사 후보지로 부각되 고 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임시장때 신중한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번복,새청사 부지를 서둘러 물색하는 것은 온당치못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현장소에 건립이냐,이전건립이냐에 대한 찬반의견부터 우선 들어본다.
[편집자註] 1926년 일제에 의해 건립된 현재의 서울시 청사는 일제의 잔재라는 비난과 함께 건물이 노후되고 사무공간이 협소할 뿐 아니라 아홉개 건물을 분산 사용하고 있어 시민이용에매우 불편하다.
그동안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은 60년대말부터 그 필요성이 대두돼 왔고 건립부지로 한때 현청사부지도 검토한바 있었다.그러나본격적인 민선자치시대를 맞이하면서 통일시대와 21세기를 대비해야 하는 수도서울의 위상에 걸맞게 건립입지에 대 한 재검토 필요성이 시청사의 역할 기능 변화와 서울시 도시관에 대한 새로운인식과 함께 각계에서 제기돼 본격적인 검토를 하게된 것이다.
앞으로의 시청사는 공무원들의 단순한 사무처리공간으로부터 21세기의 서울을 이끌어 갈수 있는 비전과 상징성을 갖춘 「시민자치의 전당」으로 시청.시의회.시민광장이 한곳에 공존하는 「시민센터」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또한 문화시설과 정 보센터 기능을 갖춘 시민생활의 중심지이며 행정환경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부응할 수 있고 시민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상징물로서의 역할과 기능수행이 요구된다.따라서 협소한 현청사 부지로는 도저히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도성을 중심으로 서울의 도시문제를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70년대이후 강남지역개발과 함께 서울의 지형상 무게중심도 한강중심의 남쪽지역으로 그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주요 도시기능의 지나친 4대문안 집중에 따른 단핵 도심구조의 문제점 을 해결하기위한 기존 도시구조의 재고와 발전적인 도시 공간구조 개편의 전략적 차원에서 다핵화 실현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현청사 부지의 한계점과 서울시 신청사 이전건립의 타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현청사 부지는 면적이 협소해 「시민자치의 전당」으로서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 확보가 사실상 어렵고 주변지역의 사유건물을 매입해 건립할 경우 과중한 재정적 부담이 요구된다. 둘째,현시청사와 구 대법원 부지간 지하공간의 연계개발 또한 지하철 1,2호선이 시청앞 교통광장의 지하 25를 지나가고 있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셋째,현 청사부지문제는 일제 식민잔재의 청산과 본래 현 청사부지가 지니고 있는 덕수궁 앞 시민광장이었던 역사적 의미를 회복해야 한다.
넷째,새로운 시청사의 이전건립은 서울시가 갖고 있는 취약한 도시문제 해결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공간 구조개편의 장기적 안목으로 검토돼야 한다.
다섯째,시청이 이전한후 4대문안 도시의 성격은 정부종합청사를비롯한 국가중심으로서의 기능이 잘 유지되고 5대궁을 비롯한 역사성과 전통성의 보존에 중점을 두면서 문화공간을 많이 확보하는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울시 신청사 건립은 도시발전을 바라는 많은 시민들의 힘을 한데 모아 서울이 새롭게 뻗어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
결코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으로 경쟁적 유치대상이 돼서는 안되며,장차 서울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으로인식해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시민과 시민단체.전문가.언론등의 협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해나가야 하겠다.
秦哲薰 〈신청사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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