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현실>경상수지.금리를 알면 주가가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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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급락 뒤에는 항상 시장외적 악재요인들이 도사려있지만 주된 원인은 역시 경제의 근본이다.
며칠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및 내년의 수정된 경제전망치를 내놓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정부목표 7~7.5%보다 낮은 6.8%,내년은 이보다 더 못한 6.5%가 될 것으로 전망해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장률보다 국제수지다.
국제수지는 시중의 유동성과 직결된다.해외로부터 또는 해외로 자금이 흘러들어오거나 빠져나가는 정도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주식시장에서 유동성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유동성은 중앙은행이 돈줄을 얼마나 바싹 죄고 있는가,또는 경기가 어느 정도 호황인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유동성은 해외부문에서 흑자 또는 적자 발생 유무와도 직결된다.
우리의 주가(종합주가지수등락률)는 지난 20년동안 경상수지와매우 높은 플러스의 상관관계(+76%)를 보여왔다.<그림1>두변수간의 관계는 88년 이후 더욱 밀접해졌다.
앞으로의 주가를 점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눈여겨 봐야한다는 얘기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변화율,즉 경상수지가 「개선될」 여지가 있는가의 여부다.만일 KDI가 예측한대로 올 3분기의 73억달러 적자를 고비로 적자 폭이 차츰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주가는 다소의 시차는 있을지언정 회복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상의 적자는 환율을 올리고(평가절하) 국내유동성을 감소시켜 금리는 오르게 된다.결국 해외부문의 적자가 금리상승을 통해 주가를 떨어뜨리는 이유도 된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예금이 상대적으로 나아보여 투자자들은 주식을 외면할 것이다.
지난 20년간 주가(종합주가지수)와 금리(회사채수익률)간에는비교적 높은 마이너스의 역(逆)상관관계(-56%)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경향은 최근(96년1~5월)에 와서 더욱 강화돼 상관계수가 -88%까지 높아졌다.<그림2>이 기간중 두변수가 거의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자본시장개방 이후 환율.통화량.금리등 거시경제변수들이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자본거래가 늘어나 면 이러한 금리의 가격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서처럼 「금리를 알면 주가가 보이는」날도 멀지 않았다.
권성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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