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 놀자] 회사채 펀드에 숨어있는‘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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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9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대책 중 투자자 입장에서 관심이 가는 항목은 비과세 회사채 펀드입니다. 개인이 내년 말까지 회사채, 신종기업어음(CP)에 60% 이상 투자하는 회사채 펀드에 투자할 경우 1인당 3000만원까지 3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세금 없이 연 7% 전후의 수익이 가능한 비과세 회사채 펀드는 매력적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채권 펀드 투자의 리스크는 신용 위험, 즉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부도 위험과 가격 변동 위험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사채처럼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할 때는 신용 위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집계한 신용등급별 부도율을 보면 2006년 말까지 8년간 AAA급은 부도가 없으나 AA급 0.82%, A급 2.22%, BBB급 1.62%, BB급 3.35%로 등급이 낮을수록 부도율이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물론 신용도에 따른 부도 위험은 채권 수익률에 반영돼 있습니다. 17일 현재 3년 만기 A급 및 BBB급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8.27%, 10.02%로 국채보다 각각 3.24%포인트, 4.99%포인트 높습니다.

펀드 투자자들이 현재의 채권 수익률을 고스란히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0.5∼0.8%로 예상되는 운용사 및 판매사 보수를 공제해야 하고 투자하는 3년간 채권 가격의 변화에 따라 실제 투자수익률은 달라질 것입니다. 채권 가격은 유통수익률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수익률이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오릅니다. 현재 회사채 수익률은 최근 몇 달 사이에 많이 오른 상태, 즉 채권 가격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만기인 3년 뒤 채권 가격과 비교할 때 현재 수준이 높은지 낮은지는 예단하기 힘듭니다. 금융시장이 워낙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태여서 채권 가격의 저점 여부 확인은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회사채 펀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펀드 내 보유 종목의 분산과 회사채 펀드 운용 능력입니다. 가급적 많은 기업의 회사채나 CP가 편입된 펀드가 좋습니다. 한 기업당 5%를 상한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기업당 편입 비중이 낮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지요. 문제는 새로 출시될 회사채 펀드의 운용 실태를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펀드 출시 후 몇 개월간 지켜본 후 투자할 펀드를 고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운용사가 회사채 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이 좋은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최상길 제로인 전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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