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가요도 좋지만 팝도 알아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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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51)는 좀 특이한 DJ다. 그는 다른 DJ들처럼 입담이 좋은 편은 아니다. 특유의 낮고 굵은 목소리는 약간 어눌하기까지 하다. 역설적으로 배철수의 장점은 바로 이것이다. 그의 말은 가식이 없기 때문에 더 진실하게 들리고, 차분한 목소리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MBC 라디오의 팝 전문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매일 오후 6~8시)가 5000회를 넘어섰다. 1990년 3월에 시작했으니 벌써 15년째 접어들었다. 배철수도 어느덧 장수 DJ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오는 1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000회 기념 콘서트'를 연다. 원래는 지난 1월 말이 5000회였지만 추운 날씨와 연출자 교체 때문에 뒤늦게 자축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이날 콘서트에는 전인권.김윤아.사랑과평화.이승철.김범수.나윤선.김광민 등이 특별 출연한다. 평소 노래하기를 꺼리는 배철수도 이날만큼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할 예정이다.

콘서트 실황은 오는 19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 2시간 동안 방송된다. MBC-TV의 '수요예술무대'에서도 오는 26일 녹화 중계할 계획이다.

"소감이요? 담담합니다. 처음부터 5000회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하루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팝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점점 없어지더니 저희 것 하나 남았어요. 우리 가요도 소중하지만 팝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열심히 소개하려고 해요. "

MBC 라디오국에서 배철수는 성실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거의 생방송으로 진행되지만 한번도 방송 시간에 늦은 적이 없다. 몇시간 전에 도착해 PD나 작가들과 얘기를 나누는 게 보통이다.

"방송이 주업이고 다른 일은 안 해요. 가끔 TV 더빙도 하지만 라디오 시간과 겹치지 않게 했죠. 한가지만 하니까 시간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어요."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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