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정체성·퀄리티 지키면 명품은 흔해도 명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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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 있는 루이뷔통 본사에서 이브 카르셀 회장을 만났다. 그는 이날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한인 작가 10인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본사 7층에 있는 ‘에스파스 루이뷔통’을 방문했다. 카르셀 회장은 “예술은 사람들이 명품에 대해 갖는 꿈과 욕망의 감정을 증대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와의 작업은 실제 루이뷔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그들은 우리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모노그램에 손을 댄다는 것은 이전에는 생각도 못해봤던 일이었다. 하지만 마크 제이콥스와 무라카미 다카시는 그 일을 해냈고, 그렇게 탄생한 멀티컬러는 영구 라인으로 자리 잡았다. 오직 아티스트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아티스트와의 작업으로 탄생한 제품은 예술이 더해진 상품인가, 아니면 그 자체가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진정한 ‘예술’은 오직 아티스트에 의해서 탄생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제품’은 기술자들의 공조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 아닌가.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우리 제품은 이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예술도, 제품도 아닌 하나의 ‘창조물(Creation)’이라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루이뷔통은 왜 끊임없이 예술과의 결합을 시도하나.

“명품은 필요에 의해 사들이는 기능적인 물건이 아니다. 사실 명품이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사람들은 설레고 흥분되는 느낌, 꿈, 욕망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 느낌을 증대시킬 의무가 있다. 예술은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루이뷔통의 높은 인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를 대중화한 측면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일단 ‘대중화된 것이 문제’라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명품이 왜 소수 집단의 물건으로 한정되어야 하나. 그것은 18세기 시절 이야기다. 21세기에는 더 많은 사람이 명품의 가치와 그것이 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명품이 흔해질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명품의 가치가 반감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제품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루이뷔통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지켜나간다면, 전 세계인이 우리의 백을 가지게 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명품’일 것이다.”

파리=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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