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구멍뚫린국가시설>4.끝.대책이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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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 국가 중요시설의 경비상태는 한마디로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첨단경비」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경비시스템은 크게 낙후됐고 근무자들의 보안의식 또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전문가들은 경비시스템을 현대화하고 불합리한 관 계법령을 개선하는등 기본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경비시스템 현대화=첩보영화에서는 건물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입구에 설치된 감지기에 눈을 갖다대면 컴퓨터가 망막의 특징을판별,출입가능 여부를 확인한다.또 눈에 보이지 않는 극초단파를보안지역에 여러 방향으로 발사해 침입자가 건드 리면 중앙관제센터의 경호등이 울린다.
이런 경비시스템은 단지 영화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선진국의경우 국가 중요시설은 물론 민간설비에도 일찌감치 「통합보안」개념을 도입,완벽한 경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인공지능센서.광케이블센서.CCTV등 첨단 경비장치를 이용해 출입 자 통제.내부문서 유출방지등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다.미국의 경우 케네디우주센터등 중요 연구시설은 물론 공군기지나 전투기 생산공장같은 군관련 시설에까지 전문경비업체의 도움을 받아 종합경비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국내 경비수준은 그야말로 원시적인 수준이다.부산 감천항 세관원의 경우 24시간씩 격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오랜 시간 근무하다 보니 경비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야간에는오히려 지치고 졸음이 몰려와 근무에 소홀할 수밖 에 없었다.
또 감지장치가 설치된 철조망은 김포공항의 극히 일부 구간에서만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 보안시스템의 과감한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경기대 교정학과 이백철(李白哲)교수는 『이제는 인력과 낡은 시설에 의존하는 실효성없는 경비체계에서 벗어나 첨단기계장비와 선진경비기법을 도입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법규및 제도 정비=현재 국가중요시설 경비관련 규정은 청원경찰법과 용역경비업법으로 이원화 돼 있다.이로 인해 청원경찰에 대해 임금은 시설주가 지급하고 근무상태나 무기관리실태 점검은 경찰이 맡는다.전문경비업체가 경비업무를 수주했을 경우에는 청원경찰의 근무배치나 감독을 경비업체가 책임지는등 통합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종합경비시스템을 설치하더라도 청경은 반드시 배치하도록 규정,시설주가 추가부담 때문에 첨단경비체계의 도입을 꺼리는등 불합리한 규정도 수두룩하다.2원적 운용에 따른 문제점 해소를 위해 관련법규를 통합하고 현실에 맞지않는 규 제를 완화하는등 법률정비가 시급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아울러 국가중요시설 근무자들의 보안의식을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보안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도움말 주신분 ^김용협(金龍協)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이백철(李白哲)경기대 교정학과 교수^이윤근(李潤根)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허국강(許國康)인하공전 항공경영과 교수^김정환(金正煥)㈜범아공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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