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옛 군청소재지들 인구 감소.상권 쇠락으로 침체 늪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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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군 통합으로 군청이 없어진 옛 군청소재지들이 인구 감소와상권 쇠락으로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95년 1월 시.군 통합이 이뤄진 전남의 3곳중 타격이 가장심한 곳은 옛 승주군청 소재지였던 순천시승주읍.거주인구가 군청이 없어진 후 22개월사이 5천8백여명에서 5천2백여명으로 10%이상 줄었다.공무원들이 많이 살던 54가구짜 리 연립주택은절반가량이 비어있는등 빈 집이 많은 상태다.
과거 4백여명이 근무하던 군청건물이 순천시2청사로 바뀌어 1백여명만 남으면서 민원인등 유동인구마저 격감,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울상이다.
식당을 경영하는 김명자(金明子.50)씨는 『군청이 있던 시절은 하루 1백여명의 손님을 받았으나 요즘은 20여명에 불과하고이마저 대부분 값싼 백반 손님이어서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동광양시와 광양읍의 위상은 통합후 완전히 뒤바뀌었다.과거에는동광양시 주민들도 큰 장은 광양읍으로 보러다녔다.그러나 군청 폐지후 광양읍에서 한전.의료보험조합등 유관기관마저 빠져나가면서상권이 오그라들어 요즘은 광양읍 사람들이 동광 양시로 물건을 사러 간다.광양읍은 94년말까지 인구가 계속 증가했으나 95년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섰다.같은 시내에 있는 나주시.군청 부근은통합후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옛 군청을 끼고 있는 과원동.금계동.중앙동 일대는 길거리가 썰렁해지고 상권은 완전히 위축돼 상가 임대료가 20%나 떨어졌다.
반면 통합후 상주공무원수가 3백여명에서 6백여명으로 증가한 송월동 시청사 부근은 식당.여관.사무실등의 신축.입주가 잇따르는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순천시의회 장후철(張厚澈.51.승주읍)의원은 『통합때 절감되는 예산을 군청소재지 개발에 우선 투자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않고 공동화현상을 방치하고 있다』며 『주민사이에서는 시.군을 다시 분리하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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