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소화 잘돼 회복기 환자나 노인에게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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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광어)는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횟감 생선. 양식이 가능해 국내 양식 어류의 48%(2006년)를 차지한다. 이름만 들어도 생김새가 연상된다. ‘넓다’는 ‘넙’에 물고기를 뜻하는 ‘치’를 붙여 명명했다.

몸의 색은 검은데 20분 정도면 주변 환경과 똑같은 색깔로 변신한다. ‘바다의 카멜레온’이란 별명이 붙은 것은 이래서다.

콜라겐(피부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일종) 함량이 높아 단단하고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영양적으론 단백질(100g당 20.4g)과 칼슘(53㎎)이 풍부하다는 것을 빼면 그리 신통한 생선은 아니다.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조영제 교수는 “한국인은 넙치 같은 흰살 생선을 즐겨 먹는데 반해 일본인은 방어 등 붉은 살 생선을 좋아한다”며 “이런 차이가 일본인이 우리보다 평균 6년 이상 오래 사는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맛이 가장 좋은 부위는 날개살. 양쪽 지느러미나 꼬리 끝에 붙은 지느러미 부위의 씹히는 맛이 기막히다. 게다가 지느러미 근육엔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유익하다.

지방 함량은 100g당 1.7g으로 붉은 살 생선인 방어(5.8g)·꽁치(8.7g)·정어리(9.1g)·고등어(10.4g) 등보다 훨씬 낮다.

오산대 식품조리학과 배영희 교수는 “넙치는 기름지지 않고 맛이 담백하며 소화가 잘돼 병후 회복기 환자나 노인에게 추천할 만하다”며 “어린이 발육에 필요한 라이신(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다”고 설명했다.

넙치의 제철은 10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늦가을과 겨울에 맛이 절정이다. “3월 넙치는 개도 먹지 않는다”는 옛말은 봄 산란 뒤에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자미목에 속하는 넙치는 가자미·도다리와 함께 눈이 한쪽에 몰려 있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눈과 머리가 왼쪽에 있으면 넙치, 오른쪽에 있으면 가자미와 도다리다. ‘좌넙치, 우가자미’, ‘좌광우도’란 말은 이래서 나왔다. 이를 혼동하지 않으려면 ‘왼쪽 넙치(두 글자), 오른쪽 가자미(세 글자)’ 라고 글자 수로 기억하는 것이 편하다. 또 이빨이 나 있고 입이 크면 넙치, 이빨이 없고 입이 작으면 가자미·도다리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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