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두희씨 살해범 박기서씨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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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정영진 기자 = 범행 7시간여만에 경찰에 자수한 박기서(朴琦緖.46.버스운전사)씨는 평소 동료들과도 거의 어울리지 않는 내성적인 성격 소유자여서 일부 동료들은 그의 범행사실을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사건직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과 취재진이 지난 95년7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부천소신여객을 상대로 朴씨의 가족사항과성격등 주변취재를 벌였으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였다.
소신여객 金원일총무과장은 『일만 끝나면 곧장 퇴근하는 바람에키 160㎝에 몸무게가 60㎏도 채 안나가는 왜소한 체격만 기억날 뿐』이라고 말했다.
전북정읍 출신으로 중학교 졸업후 운전기술을 배워 26여년간 정읍과 서울등지의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다 지난해 버스기사로 취직한 朴씨가 민족정기구현회장 권중희(權重熙)씨를 만난 것은 지난8월초. 權씨가 저술한 『역사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는 책을 읽고 權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權씨 집에 초청된 朴씨는 『안두희를 그렇게 다룰게 아니라 처치해야 역사의 교훈이 될 것 아니냐.죽여버리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權씨에게 전했으며 지난달말 부천시내 음식점에서 두번째로 만날때도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당일 朴씨는 청바지차림에 빨간색 상의 등산복을 입고집을 나와 權씨에게 안두희 살해계획을 두차례에 걸쳐 전화를 통해 밝히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朴씨는 오후5시5분쯤 1차 자수의사를 밝힌 후 2시간뒤인 오후 7시5분쯤 부천시소사구송내동 「천주교심곡본동성당」에서고해성사를 하고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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