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도둑 예금주 모르게 슬쩍-금융기관'뱅킹해커'대책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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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폰뱅킹」「PC뱅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통장에서 돈이 솔솔 빠져나가는 사기사건으로 자꾸 피해를 보자 은행감독원이 대책마련에 나섰다.현재 22개 은행들이 창구에 나오지 않고도 집에서 전화.컴퓨터등을 이용해 자금 을 이체할 수있는 폰뱅킹이나 PC뱅킹을 도입했는데,범인들이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빼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94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모두 5건,총9억6천6백70만원의 거금이 예금주 모르게 빠져나간 사실이 적발됐다.
지금까지 발생한 사고는 대부분 ▶고객의 부주의로 주변인물이 비밀번호를 알아내거나▶금융기관에 접속된 외부 부가통신망(VAN)업체에 침입,이 시스템을 거치는 금융거래 내용을 분석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경우다.
그럼에도 편리성 때문에 올들어서만 8월까지의 이용금액이 3백61조9천여억원(2천8백24만건)에 달하는등 이미 지난 한해 이용금액의 3배를 넘어섰다.그동안 대책마련에 부심해온 은감원은고객의 비밀번호가 새나가는 유출경로를 설명해 경 각심을 높이는한편 비밀번호를 보호하기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만들겠다고 20일 발표했다.
비밀번호의 유출경로를 보면 고객이 잃어버린 소지품에서 새나갈수 있고,심지어 폰뱅킹의 경우 전화도청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또 고객의 생년월일.전화번호.차량번호등을 조합해 비밀번호를 만들거나 현금자동지급기를 사용한후 무심코 버린 거래명세서를 통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외 금융기관 내부 직원이 거래신청서 내용을 이용할 수 있다. 대책으로 은감원은 ▶폰뱅킹 이용고객에 대한 거래내용의 사후확인 전화제도나▶고객이 은행직원에게 자신의 비밀번호를 알리지 않고 직접 입력할 수 있는 장치인 핀 패드(PIN PAD)를 도입하라고 각 은행에 지시했다.
은감원은 또 ▶은행직원이 고객의 비밀번호를 함부로 조회할 수없도록 조치하고▶외부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VAN업체로 하여금 자체 컴퓨터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은감원은 또 ▶VAN업체를 통하지 않고 거래가 가능하도록 PC뱅킹 전용 컴퓨터시스템을 갖출 것과▶사고가 발생하면 범인검거에 도움이 되도록 폰뱅킹때 내용을 녹음해 상당기간 보관할 것을지시했다.
아울러 은감원은 예금주들에게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고▶생일.전화번호등 다른 사람들이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정보를 비밀번호로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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