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취업전선 올 하반기 어느해보다 치열 전망-취업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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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 하반기에는 어느해보다 치열한 취업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가라앉은 경기를 반영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약간씩 줄여잡고 있기 때문이다.본지가 잠정 집계한 30대그룹의 올 하반기 공채 인■ 은 1만7천여명.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아직 채용인원을 확정짓지 못한 몇몇 기업의 경우 지난해보다 줄일 가능성이 높아 전체적으로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도표 참조> 취업희망자는 지난해보다 1만명정도 늘어나지만 지난 3년간 평균 10~15%정도 채용규모를 늘려온 30대그룹이 올해는 거꾸로 채용규모를 줄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 준비생들의 「체감」취업문은 20%쯤 줄어드는 셈이다.주요 금융기관과 공기업도 비슷한 추세다.
올 하반기 취업희망자는 97년2월 대학졸업예정자 16만5천명에 기졸업자 9만3천명,취업 1~2년차중 전직 희망자 1만5천여명을 합쳐 27만3천명선.
반면 채용가능 인원은 대기업.중소기업.금융기관.정부투자기관등을 합쳐도 9만여명에 불과해 수치상으로도 평균 경쟁률이 3대1을 웃돈다.특히 대부분의 취업희망자들이 입사를 바라는 30대그룹의 경우 경쟁률이 10대1을 넘는 곳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채용 대부분 줄인다=업종별로는 정보통신과 유통등 일부 업종만 채용을 늘릴뿐 전업종에 걸쳐 「흐리고 때때로 비」라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국내 산업의 경기침체에 따라 반도체.자동차.철강.건설.유화분야의 채용감소가 특히 두드러질 전망이다.
반도체값의 하락으로 감량경영이 불가피한 삼성전자.현대전자.LG전자등 국내 반도체 3사는 신규인력의 충원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철강업체들도 올해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데다 내년 상반기까지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매년 많은 인원을 늘려왔던 포항제철까지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내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수입차 판매까지 늘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자동차업계도 채용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묶거나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늘리는 곳도 있다=전반적인 채용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비교적 여유있는 분야가 바로 정보통신과 유통부문.특히 정보통신의 경우 신규사업자로 지정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인력확보에 나서고 있어 구인난까지 빚어질 전망이다.
유통부문도 삼성물산.LG백화점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비교적 여유있는 취업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은 여성취업=여성들의 취업문도 지난해보다 좁아지기는 마찬가지.지난해 여성채용을 11.3% 늘렸던 50대그룹의 경우 올해는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 하반기 채용을 동결하거나 줄 이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들의 취업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여성인력을 특히 필요로 하는 분야는 영상.소프트웨어.유통.
정보통신.멀티미디어등으로 미래산업쪽이 대부분이다.교육사업체인 ㈜대교도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의 2배가 넘는 2백30명으로 늘리고 이중 상당부분을 여성인력으로 충당한다는 계획 이다.
◇달라진 전형방법 이렇게 대처한다=올 하반기처럼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취업희망자들은 기업별로 특화되고 있는 다양한 채용법을 터득하는게 급선무다.
올 하반기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에 이어 필기시험을 없애고 직무적성검사와 인성검사.면접으로 전형방식을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
또 그룹에서 일괄적으로 뽑아 계열사로 배치하던 종전 방식을 바꿔 소그룹별 혹은 계열별로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한 특징이다.
면접방식도 실무자.중간관리자.임원진등을 거치는 다단계방식을 채택하는등 다양화되고 있다.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행동관찰면접▶프레젠테이션 면접▶외부전문가 면접▶동료 응시생 면접까지 등장하고 있다.이같이 면접전형을 통해 사람을 채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필수적으로 뒤따르는게 응시자들의 영어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토익점수.최소한 6백점에서 7백점은 돼야 안정권으로 볼 수 있다.기업들은 토익점수를 점수별로 차등화해 최고 10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 으며,서류.면접에서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토익점수를 우선하고 있다.
이수호.장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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