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전국방장관 의혹' 파문 확산-국민회의 정동영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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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전주덕진)의원은 18일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이 92년 공군참모총장 진급을 위해 노태우(盧泰愚)당시대통령의 딸인 소영(素英)씨에게 뇌물로비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이에따라 군장비 구매 메모사건으로 시작한 「이양호 파문」은 진급로비와 뇌물수뢰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계기사 3,4면> 국방부감사에서 鄭의원은 『李전장관이 군후배의 소개로 소영씨를 잘 아는 무기중개상 權병호씨를 만나 3천5백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목걸이를 전달하며 진급로비를부탁했다』고 주장했다.
鄭의원은 李전장관이 權씨에게 총장진급 이유를 써준 메모,말썽이 나자 무마논리를 적어 준 메모,반지.목걸이 사진등 權씨로부터 건네받은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鄭의원은 『李전장관은 승진의 반대급부로 약속한 F-16부품사업이 무산된 뒤 장관 취임후 경전투헬기사업을 다시 權씨에게 약속해 주었고,權씨가 헬기 사업체인 대우로부터 3억원을 받아 李전장관과 나눠가졌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측은 현정부들어서도 방산물자구매와 관련한 뇌물수수 의혹을 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수사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鄭의원은 『李전장관이 일개 무기중개상에게 군기밀메모까지 건네준 것은 공군참모총장 진급 때부터 權씨에게 약점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李전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權씨가 소영씨에게 진급로비를 해줄테니 메모를 써달라고 해 써준 것은 사실』이라고 일부 내용을 시인했다.
그러나 李전장관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반지는 權씨가 임의로 만들어 소영씨에게 전달했으나 소영씨도 이를 곧 돌려줬다고 들었다』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대우로부터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李전장관은 『대우측이 權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일 뿐 나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소영씨는 측근을 통해 『80년대초 미국유학 당시 친구 삼촌인 權씨를 알게 돼 몇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국내에 돌아와서는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국내 면담사실을 부인했다.
김민석.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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