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영어교육><좌담>8.끝.시리즈를 마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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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는 정말 충분한 겁니까』『제대로된 영어 교과서와 교재를 만들 수 있을지…』『사교육비에 짓눌린학부모들에게 부담이 하나 느는 것은 아닌지….』지난달 12일부터 「초등학교 영어교육 어떻게 되나」시리즈가 연재 되는 동안 중앙일보에 걸려온 교사와 학부모들의 전화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실감케 했다.장학관.초등학교 교사.학부모(이세용.경기성남시분당구)좌담을 통해 초등영어교육의 문제점과 궁금증을 풀어본다.
[편집자註] ▶이세용씨=요즘 영어 조기교육 바람이 불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더 커졌다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또 초등학교에서정규 수업시간에 영어를 가르친다지만 과연 교육당국이 주장하는대로 「진짜」듣기.말하기 위주의 생활영어 교육이 될지 궁금합니 다. ▶구학봉 장학관=머지않아 첫선을 보일 영어 교과서와 교재를 보면 영어때문에 과외공부가 필요하기는 커녕 개별적으로 미리배운 것을 후회할 만큼 쉽고도 재미있는 영어수업이 되리란걸 알게 될 것입니다.지금까지 우리 영어교육이 실패한 경 험을 거울삼아 알찬 생활영어 교육이 되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영복 교사=초등학교 교사들이 과연 영어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겠느냐며 못미더워하는 분들도 적지 않더군요.그렇지만 1백20시간에 걸쳐 영어연수를 함께 받은 선생님들 면면을 보면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같습니다.연수후에도 원어 민(原語民)이 지도하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각자 영어교육기관에다니기도 하면서 신체표현활동.게임.노래등 좀더 재미있고 다양한방법으로 영어수업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영어수업을 하는학년의 담임을 맡으려면 적어도 연수 는 누구나 받으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구=따로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지도를 받지 않더라도 대부분의어린이들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하다보니 초등학교 4년동안5백단어 정도만 익히도록 한 것은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내용이 너무 쉬워도 어린이들이 흥미를 잃 을 수 있다는 얘기지요.하지만 최근 인천부흥초등학교 시범수업을 보니까 빨강.
노랑.파랑 세가지 색깔 이름만 가지고도 40분 수업을 아주 재미있게 진행하더군요.
▶이=학부모들을 보조교사로 활용하면 영어습득 수준차가 큰 어린이들을 나눠맡아 지도할 수 있고 교재를 준비하는데도 제법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또 영문과나 영어교육과 대학생들의 영어 보조교사 활동을 자원봉사 학점으로 인정하는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그럴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겁니다.교사들에게 영어지도서 외에 비디오테이프도 16개씩 나눠준다지만 그밖에도 필요한 학습자료들이 많거든요.기본적으로 필요한 학습자료를 만들어 보급한다면 교사들의 부담도 크게 줄겠지요.
▶이=어린이들이 무료로 받게 된다는 교과서와 녹음테이프만 있으면 별도의 부교재가 없어도 영어수업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걸학부모들이 확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다른 학과목처럼 영어도 부교재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면 학부모들의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영어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출판사들의 판촉경쟁도 치열해지게 됩니다. ▶구=영어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부조리를 막기위해 각학교 운영위의 검인정 교과서 채택과정에서 저자나 출판사가 로비한 사실이 드러나면 검인정이 취소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학부모들의 지나친 기대도 걱정스럽습니다.자신들은10년동안 영어를 배우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녀들은 짧은기간에 척척 알아듣고 술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특히 읽고 쓰기를 못한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3학년은 물론 6학년도 듣고 말하기 위주의 교육에 치중한다는걸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리=김경희 기자] 참석자=구학봉 〈교육부 장학관〉 김영복〈보광초등 교사〉 이세용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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