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파킨슨씨병' 인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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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파리=고대훈 특파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76)의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교황은 지난 8일 맹장염 수술을성공리에 마쳐 현재 회복중이다.그러나 맹장염 정도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바티칸 주변에서는 교황이 현재 뇌기능이 점차 마비돼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물론 바티칸 당국은 이같은 소문에 대해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있다.하지만 바티칸의 관리들은 사석에서 교황의 파킨슨병세에 대해 더이상 숨기지 않고 있다.
교황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매우 느리고 불편한 걸음걸이에다 왼손이 심하게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이에대해 전문가들은 파킨슨병세와 매우 흡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관련,바티칸 일각에서는 교황의 건강이 심하게 악화돼 통치불능 상태가 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모든 통제권을 쥐고 있는 교황의 정신적.육체적 활동이 갑자기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이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교황은 지난해 성탄절 메시지 낭독을 갑자기 중단하는 소동을 빚었고 올해도 몇차례나 강 론을 취소했다.
교황의 사퇴는 교회법에 규정돼있다.교황은 자신이 원할 경우 자유롭고 분명한 의사를 표명하면 사퇴할 수 있다.
선례로는 1294년 7월 선출된 셀레스틴 교황은 즉위 6개월만에 자진 사퇴해 후임 교황이 다시 선출된바 있다.
실행으로 옮겨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78년 81세를 맞던 교황바오로 4세도 공개적으로 은퇴를 심각하게 거론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그리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교황은 지난해 『하느님을 위한 봉사를 마무리할 방법과 시간은하느님에게 맡겼다』며 숨을 거둘 때까지 교황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또 교황의 자진 사퇴는 교회의 권위는 물론 교황의 절대성에 대한 치명적 오점으로 남을 수 있어 주변의 만류 또한 거셀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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