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은행보다 기업을 더 믿는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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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국제 금융전문가들과의 오찬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모두들 어려워지니까 은행이 은행을 못 믿는다. 하지만 포스코와 삼성전자는 믿지 않느냐. 살다 보니 세상이 이렇게도 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소회를 털어놓았다. 강 장관은 “요즘 기업 신용도가 은행보다 높다. 차입도 기업이 쉽고 완전히 거꾸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등 월가 인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했다. 여기에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로치 회장은 “최근의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3~5년은 갈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또 “상품을 팔아 사는 나라들이 특히 어려워지는데, 한국은 미국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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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의 스티븐 킹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들의 은행 국유화 조치로 이들 은행이 국내 대출 위주로 자금을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 은행에 대한 대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았다. 존 윈컬리드 골드먼삭스 사장은 “해외 차입 시장이 내년 초에는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금리가 높더라도 장기 자금을 확보해 둬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JP모건의 브루스 캐즈먼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중반이 회복 시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장관은 “수출 다변화 등으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러시아·중국·브라질 수출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미국이 더 이상 한국의 주력시장이 아니고, 경상수지도 이달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어 무디스·S&P 등 신용평가사와의 면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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