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쑤는 부동산 시장 ‘광교’ 나홀로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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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잔뜩 얼어붙은 상황에서 광교 신도시의 첫 아파트 분양에만 볕이 들었다.

14일 끝난 참누리아파트의 수도권 1순위 청약이 평균 경쟁률 14.2대 1를 기록했다. 3가구를 분양한 187㎡는 400명이 몰려 1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9일 수원·용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 우선 청약에서도 아파트 한 채당 17.8명이 몰렸다. 아파트를 청약한 주부 정모(38·경기도 용인시)씨는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해 청약을 하면서도 걱정했는데 이렇게 많이 몰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광교 신도시의 인기 요인은 입지다. 잇따라 건설 중인 신도시 가운데 광교는 판교 다음으로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 출퇴근만 따지면 용인·수원의 기존 주택가보다 낫고,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도 편하다. 특히 용인·수원 두 지역에 걸쳐 지역 우선 분양을 하면서 해당 지역 실수요자가 몰렸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광교 신도시 분양에 맞춰 내집 마련 계획을 세운 실수요자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1, 2기 신도시 가운데 녹지비율(41.7%)이 가장 높고 인구밀도(1㏊에 69명)가 낮아 쾌적한 주거 여건을 갖춘 것도 인기 요인이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참누리아파트 분양가는 애초 예상보다 높은 3.3㎡당 1285만원이었다. 그러나 용인 성복·신봉동 일대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1500만원대)보다는 낮았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고 입지가 좋은 곳이면 집을 살 실수요자는 아직 많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풀이했다.

김영훈·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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