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빈타戰 이어지는 포스트시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포스트시즌 사상 최악의 빈타가 거듭되고 있다.
7일 쌍방울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9회초까지 0-0으로 지루한 무득점행진 끝에 9회말 박철우의 홈런 한방으로 승부가 갈렸고 2차전 역시 철저한 투수전으로 진행되다 6회 박재홍의 홈런으로 첫득점이 기록됐다.양팀의 안타수는 3 개씩이었다.
현대의 2연승으로 끝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가 15안타(한화 3안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한화가 경기를 포기한 상태에서 터진 맥빠진 안타가 많았던게 사실이다.
이같은 포스트시즌에서의 빈타는 4강권에 든 팀들이 모두 타력보다 투수진의 힘으로 올라왔기에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다.
특히 쌍방울과 현대는 특정형태의 투수진에 약한 면모를 보여 빈타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2차전에서 현대타선은 언더핸드 김기덕에 맥을 못췄고 쌍방울의왼손타자들은 1년내내 부상에 시달렸던 현대 왼손투수 김홍집을 공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최악의 빈타」는 입장을 바꾸면 「최상의 투수전」이기도하다. 실제로 정민태와 구대성은 투수전의 묘미를 일깨워주기도 했다. 그러나 엎치락 뒤치락하며 관중들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는 투수전만으론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고 모든 경기가 투수전으로 진행된다는 것도 문제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해태도 투수력에 크게 의존하는 팀.
좀더 박력있는 명승부를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한 96년 프로야구의 가을축제다.
전주=김홍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