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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판 경고속 한국 강경책 진정-로드 차관補 訪韓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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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윈스턴 로드 미국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일행의 긴급방한 목적은 이중적이다.「대외용」과 「대내용」이 따로 있다.
로드 차관보와 샌디 크리스토프 백악관 아시아담당 수석보좌관.
마크 민튼 국무부 한국과장은 미국의 대(對)한반도정책을 끌어 가는 트로이카다.3명이 동시에 서울로 날아와 한국측 관계자들과머리를 맞댐으로써 확고한 「한.미 연대」를 과시 하는데 1차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외용」이다.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대남(對南)보복위협에 맞서 미국의 확고한 대한(對韓)방위공약과 연합방위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북한의 오판가능성에 쐐기를 박는 동시에 의심스런 눈길로 미국을 바라보는 한국민을 안심시키는 효 과도 노린다는 것이다.공비사건과 관련해 남북한 양측에 자제를 촉구한 워런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 「실언」과,때맞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의 간첩혐의 체포사건등으로 최근 한.미간에 조성되고 있는 미묘한 기류도 의식한 듯하다.한.미 양 국은 지난달말 뉴욕 외무장관회담(24일)과 한.미.일 3자 고위협의회(26일)를 통해북한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바 있다.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잠수함침투를 중대한 무력도발로 규정하고,북한의 어떠한 무력도발에도 단호 히 공동대처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또 미국은 국무부대변인 논평등을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과의 방위공약을 거듭 재확인해 왔다.때문에 한.미 연대 과시라는 대외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굳이 이 시점에서 서둘러 방한할 필요가 없 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로드 차관보 일행의 이번 방한은 그 「대내용」 목적에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와 관련해 한국내 대북(對北) 강경분위기를 진정시킴으로써 미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최대관심사인 북.미 제네바 합의구도를 유지하는데 진정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지배적이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북정책 전면재검토 발언 이후 한국에서는 ▶경수로사업 유보▶중유공급 중단검토등 제네바합의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악재」들이 쏟아져 나와 대선(大選)을 앞둔 클린턴 행정부를 긴장 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미국측은 냉각기를 갖고 4자회담.경수로사업.북한핵동결등 본래의 대북현안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한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북한의 이번 무력도발에는 어떤 형태로든 톡 톡히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게 金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여서 양측의 입장이 어떻게 조율될지 미지수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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