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홈런 친 쌍방울 박철우-하루 500개 타구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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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32세의 노장 박철우는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군요』라며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겨울훈련동안 10㎏이상을 줄이며 강훈을 펼쳤던 박은 시즌 초반에 오른손목.왼쪽발목.허리등 치명적인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날 금의환향한 것이다.플레이오프 2주전부터 하루 5백여개의 공을 때려내는 특별훈련을 받은 박은 후배들 몰래 흘린 구슬땀을 홈런 한방의 값진 열매로 바꾸었다.굿바이 홈런의 흥분이채 가시지 않은 박을 덕아웃 앞에서 만났다.
-때리는 순간 홈런이라고 느꼈는가.
『몸쪽 직구였는데 다소 가운데로 몰렸다.직구를 노리고 있었고맞는 순간 잘 맞았다고는 생각했지만 중견수쪽이라 홈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넘어가 버렸다.』 -대타로 기용될때 김성근감독이 특별한 주문을 했는지.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다만 눈빛은 최선을 다하라는 뜻으로 느껴졌다.』 -페넌트레이스동안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했는데….
『5월에 오른손목 부상으로 도중하차하게 돼 마음이 무척 아팠다.가족들 볼 면목도 없고 3년동안 끊었던 술도 다시 마시게 되는등 다 늦은 나이에 방황했었다.』 -언제 다시 복귀하게 됐는가.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갔고 해태시절 큰 경기 경험이 많다고 감독님이 불러주셨다.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온 힘을 쏟아부으며 훈련에 임했다.』 -홈런을 친후 무슨 생각을 하게 됐나.
『집을 나올때 걱정하던 집사람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노장이지만 아직도 팀을 위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팀에서 계속 기용해주기만 한다면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5년이상 현역선수로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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