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무제한 공급” 미국·EU, 필요한 만큼 달러 찍어 은행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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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이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달러를 무제한 방출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5개 중앙은행은 이날 “신용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고,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새 조치를 마련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FRB는 중앙은행들끼리 체결한 기존 통화 스와프(교환) 한도를 무제한으로 늘려 필요한 만큼 달러를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FRB가 필요한 만큼 달러를 찍겠다는 것이다. FRB는 지난달 29일 ECB 등 8개국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 한도를 2900억 달러에서 6200억 달러로 늘렸는데, 보름 만에 무제한으로 확대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스위스 중앙은행은 “일반 은행에 고정금리로 1·4·12주짜리 단기 달러 대출을 무제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중앙은행(BOJ)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상업은행들은 적절한 담보를 제공하면 달러를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일본 재무상도 이날 “필요하면 모든 은행 예금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예금보험기구의 은행예금 보장한도는 1000만 엔이다. 1996년과 2005년 금융시장이 불안했을 때 일본은 한시적으로 한도를 철폐했었다. 앞서 12일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5개국은 은행의 부분 국유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영국식 구제금융안’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각국의 금융 구제조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뉴욕 증시는 13일(현지시간) 급등세로 출발했다. 개장 초 다우지수는 430.90포인트(5.1%) 상승한 8882.09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지수는 4%,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8%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김창우 기자

[이슈] 미국발 금융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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