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허리 아픈 한화 구대성 울린 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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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타자는 투수가 축이 되는 발이 아닌 나머지 발을 땅에 딛는 순간 방망이를 뽑아들고 번트모션에 들어간다.그순간 투구동작을 끝낸 투수는 수비모션에 들어가며 몸을 「움찔」 움직이게 되고 타구의 방향에 따라 반응한다.만약 그 투수가 허■ 가 아픈 투수라면 재빠른 동작을 취할 수 없고 수비를 마친 뒤라도 후유증이 남게된다.
허리부상으로 1차전에 나서지 못한 구대성을 울린 것은 바로 이 번트였다.구대성은 3회말 1사 1,3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오르자마자 하득인을 상대했다.MVP 인터뷰장에서 구가 『가장 두렵다』고 말했던 하득인은 놀랍게도 구대성이 오 른발을 딛는 순간 방망이를 뽑아들었고 스퀴즈번트를 감행했다.구는 순간적으로허리를 움찔하며 타구를 쫓아가 처리했지만 허리가 삐긋한 뒤였다. 5회말 선두 김인호가 3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때리고 나가자 후속 박진만은 주저없이 번트모션에 들어가 초구에 희생번트를 댔다.
7회말.3이닝을 넘긴 구대성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여시」김재박감독이 이끄는 현대벤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볼 카운트 1-1에서 선두 김인호는 투수 구대성과 3루수 홍원기 사이로 흐르는 기습번트로 또 한번 구대성의 허리를 놀라게 만들었다.이어 등장한 박진만도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희생번트,타구를처리하러 나가는 구대성의 몸놀림은 이미 날쌔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고 결국 후속 박재홍을 볼넷으로 내보낸뒤 절뚝거리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인천=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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